프로농구 LG, 오리온스 꺾고 4강PO 진출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창원 LG가 접전 끝에 고양 오리온스를 물리치고 4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LG는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강 PO 5차전에서 오리온스를 83-80으로 꺾고, 3승2패로 두 시즌 연속 4강 PO에 진출했다.

양 팀은 PO에서 만날 때마다 으르렁댔다. 오리온스는 2001-02시즌 4강PO에서 접전 끝에 LG를 3승2패로 꺾었다. 2003-04시즌 6강PO에서는 LG가 오심 논란 속에 2승1패로 오리온스를 눌렀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 팀의 세 번째 대결도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코트 밖에서도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졌다. 고양에서 열린 3차전에선 전광판이 고장 나 15분간 경기가 중단된 끝에 LG가 역전승을 거뒀다. 4차전에선 LG 원정 응원단 1300여명의 좌석 배치를 놓고 양팀이 갈등을 빚었다.

LG 팬들은 5차전을 앞두고 오리온스에 앙갚음을 하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LG 구단은 한 발 양보해 100여명의 오리온스 원정팬들에게 골대 뒷쪽 자리를 마련해줬다. 팬들의 충돌을 대비해 경찰도 배치했다.

코트 안 신경전도 뜨거웠다. 오리온스는 4차전까지 LG 주득점원 데이본 제퍼슨(29)과 문태종(40)의 심기를 건드리는 거친 수비를 했다. 김진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심판위원장에게 엄격한 판정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도발'이란 단어를 써가며 적극적인 수비를 강조했다.

LG는 43-41로 앞선 채 시작한 3쿼터에 문태종을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렸다. 3쿼터가 끝날 무렵 LG는 71-54로 17점차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4쿼터 들어 반격을 개시했다. 종료 2분38초를 남기고는 77-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LG는 80-80 동점 상황이던 종료 21초전 문태종이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며 다시 앞서 나갔다. 종료 8초 전 오리온스 리오 라이온스의 레이업 슛이 림을 빗나갔고, LG의 김종규가 리바운드를 잡으며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다. 결국 LG의 3점차 승리. 4차전까지 부진했던 문태종은 이날 19점·12리바운드를 올리며 제 역할을 해냈다.

LG는 18일 울산에서 모비스와 4강 PO 1차전을 치른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LG의 장점인 속공과 2대2 플레이를 묶는데 주력하겠다. 큰 경기에 강한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창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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