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 모두 사법처리 하자니…" 검찰, 김홍일씨 처리 고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둘째.셋째에 이어 장남까지…. 게다가 몸이 아파 입원까지 했다는데, 정말 어려운 문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인 김홍일 의원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의 고민이다.

검찰은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과 정학모(구속) 전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조사해 金의원의 혐의를 캐낼 단서를 포착했다. 鄭씨는 金의원의 측근이다.

결정적인 것은 ▶鄭씨를 통해 金의원에게 돈을 줬고 ▶金의원을 직접 만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安씨의 진술이다.

金의원 측은 '영수증 처리한 후원금'등으로 해명을 했지만 검찰 관계자는 "엄정하게 수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사법처리 가능성도 내비친 것이다.

삼형제 중 둘째인 김홍업씨는 '이용호 게이트'에, 셋째 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해 사법처리된 바 있다.

홍걸씨는 지난해 11월 집행유예(징역 2년.집유 3년)로 풀려났지만 홍업씨는 여전히 구속 상태에서 지난 2월 2심 선고(징역 2년.벌금 4억원)까지 받은 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의 가장 큰 부담은 "너무 가혹하다"는 비판이다. "무슨 그리 큰 죄를 졌다고 전직 대통령 아들 셋을 모두…"라는 동정론이 없지 않은 상황이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몸이 불편한 金의원을 불러내 구속이라도 한다면 호남 민심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반면 金의원을 불구속 또는 불기소할 경우 "또 정치 검찰이 됐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

한편 검찰은 金의원이 21일 전격 입원함에 따라 소환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金의원 측은 "퇴원한다 해도 군사정권 시절 고문 후유증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건강도 안 좋아 30분 이상 조사받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메라에 찍히지 않는다면 조사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