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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아파트] "20호점 됐으니 기증 더 늘겠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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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주공아파트 입구에 '아름다운 아파트' 20호 현판이 걸리게 됐다. 홍사립 동대문구청장(오른쪽에서 넷째)과 주민들이 부착할 현판을 만져 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어르신, 많이 드세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주공아파트에서 24일 때아닌 떡잔치가 벌어졌다. 아름다운 아파트 20호 현판을 달게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로 구성된 풍물패가 한껏 흥을 돋웠고 소박한 다과회도 열렸다.

휘경주공아파트와 아름다운 가게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그간 1700점 정도를 기증했으며 주민들은 이날도 400여 점의 재활용품을 내놓았다.

1000세대로 이루어진 이 아파트에서 나눔의 메카는 부녀회. 주민들이 부녀회에 헌옷, 헌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부녀회는 이를 아름다운 가게로 실어 날랐다. 이제는 나눔이 한결 편해졌다. 아름다운 아파트가 되면 가게의 수거 트럭이 정기적으로 들르며,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가게와 함께 바자도 열게 된다. 수익금을 가게에 기부하니 일거양득이다.

최연희(63) 부녀회장은 "주민들이 쓸 만한 물건 기증해주고, 아름다운 가게서 손질해주는데 부녀회야 뭐 한 거 있나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주민 채정애(50.여) 씨는 "오늘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재사용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판식에 참석한 홍사립 동대문구청장은 "동대문구에 아름다운 가게는 세 곳 있으나 아름다운 아파트는 처음 생겼다"라며 "다른 아파트 주민들도 나눔과 순환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름다운 가게 분당 이매점에서는 26일 색다른 돌잔치가 열렸다. 이준하.박경미 부부는 아들 승열이의 돌을 맞아 가게 매장에 잔칫상을 차렸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도 생일축하 노래가 울리자 처음엔 당황했으나 이내 젊은 부부의 취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승열이 조부모 등 온 가족이 그동안 모은 물품 500여 점을 판매, 수익금을 기부했다. 손님들은 부조금은 따로 내지 않고 가게에 물품을 기증하거나 구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손님 이연지(35.여) 씨는 "뱃속의 아이가 돌을 맞으면 이런 기부형 잔치를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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