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드라마 주연+영화 주연+오락프로 MC ‘김아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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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KBS 드라마 '해신'과 MBC 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조연, KBS 오락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프렌즈' 공동 MC, KBS 일일연속극 '별난여자 별난남자'주연, 그리고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23일 개봉)'주연.

김아중(23)은 올해 '농사'를 아주 잘 지은 연기자다. 각종 CF까지 곁들이면 '벼락 스타'란 오해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오죽했으면 '김아중의 아버지가 KBS 드라마 PD여서 잘 나간다'는 헛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을까.

"너무 빨리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 안티팬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 그렇게 빨리 큰 거 아니에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 드라마 녹화장에서 만난 김아중(23)은 자신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 일종의 '성장통'을 겪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어느날 '짠' 하고 나타나 벼락 스타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가수의 꿈을 키우던 2000년 고3 때 음반 취입 직전까지 갔다가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무산됐습니다. 불과 일년 전만 해도 별명이 '에너자이저'였어요. 오디션을 백만 번이나(!) 봤거든요. 그렇게 서러운 시절을 겪었다는 걸 아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인터넷 악성루머의 피해자로서 그 폐해를 절실히 느껴서일까. 그는 얼마 전 사이버 홍보대사(정보통신부)로 위촉됐다.

김아중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한 편의 광고(스카이 휴대전화)였다. 횡단보도에서 옆에 서 있는 남자가 옆구리를 찌를 때마다 주크박스처럼 다른 노래를 부르던 여자. 그가 바로 김아중이다.

"사실 그 광고에 나온 여자가 저라는 사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그 광고는 완성도가 높은 광고라는 평을 받아요.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돋보이지 않아도 작품이 좋은 평을 받는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화제는 그가 출연 중인 일일드라마의 시청률로 옮겨갔다. 시청률로 보면 김아중의 '별난 여자 별난 남자'는 경쟁작 MBC의 '맨발의 청춘'을 거의 4배 차로 압도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CF스타 출신의 신인을 주연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었다.

"정애연('맨발의 청춘'주연)씨와는 공통점이 많아요. 동갑인 데다 같은 CF스타 출신이고, 일일연속극 주인공까지 함께 맡고. 서로 경쟁하면서 계속 갔으면 했는데, '맨발의 청춘'조기종영 얘기가 들려와서 무척 아쉽습니다."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는 말에서 신인답지 않은 생각의 깊이가 느껴진다.

억척녀 스타일의 종남이(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와 당차고 섹시한 이미지의 쿨한 여성 경재(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중 실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는 어느 쪽이냐고 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종남이 역할은 도도하고 섹시한 느낌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실제 성격은 생각이 많고 소심한 면도 있는 A형입니다. 아직 제 성격과 맞는 역할을 한 적은 없어요. 멜로 영화의 가련한 여주인공 역할을 하면 좀 비슷할까요? '내 머릿속의 지우개'의 손예진씨 역할 같은 것 말이에요."

'아중'이란 이름에 대해 '아시아의 중심이 되란 뜻에서 부모님이 지어주신 것'이라고 설명하던 중 마침 방송국을 견학 온 일본인 주부 팬들이 사진촬영을 요청했다. 나머지 촬영 신이 있다며 정중히 거절한 그는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낸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구나 때가 있는데 저는 지금 그 때를 만난 것 같아요.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연기에 부족한 면이 많아요.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도 연기 때문이에요. 나중에 영화 OST 작업 정도는 관심을 갖겠지만, 지금은 연기 외에는 다른 어떤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글=정현목 기자<gojhm@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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