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타난 「풀세트 역전패」망령 한국, 서전서 이에 분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LA올림픽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남자배구의 꿈은 이대로 무산되고 말 것인갸
한국은 4일 밤12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LA올림픽 최종예선 l차전에서 강호 이탈리아에 3-2로 역전패, 본선진출이 어렵게됐다.
한국은 불가리아(6일 하오8시) 중공(8일 새벽1시)등 두 난적을 포함, 4게임을 남기고있는데 앞으로 전승을 거두더라도 자력에 의한 우승은 좌절됐으며 불가리아·중공이 이탈리아와 물고 물리는 혼전을 벌여야만 한가닥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2시간40분간에 걸친 풀세트접전 끝에 3-2의 역전패. 실로 통한의 패배였다. 마지막 5세트에서 초반7-2, 11-7까지 앞섰으나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11월 일본에서 벌어진 제3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공·일본에 나란히 3-2로 패배한 망령이 이날도 그대로 나타났다. 풀세트에 약한 한국의 징크스를 끝내 떨쳐버리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풀세트 접전에서의 패배는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지구력의 허약성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 고비를 극복해내는 승부근성의·부족, 또 새 사령탑의 경험부족에 의한 운영미숙도 빼놓을 수 없는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것이 한국배구의 취약점이다.
이탈리아는 평균신장(1백92㎝)에서 한국의 1백89㎝보다 3㎝나 큰 장신이고 속공과 무서운 강타를 과시하는 팀이라고 해도 해볼만한 상대였다. 그러나 한국은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끈기, 그리고 중요한 고비를 넘기는 작전의 변화와 승부정신이 모자랐다.
한국은 이날 이인 강만수 강두태 장윤창 이범주 이종경 등을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첫세트에서 한국은 4-4, 7-7, 8-8, 9-9등 4번의 동점 끝에 장윤창 강두태 이종경의 블로킹과 강타로 14-11로 앞서 15-13으로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서도 9-9, 11-11, 13-13등 3번의 타이 끝에 한국이 15-13으로 물러나 세트스코어 1-1. 제3세트에서는 15-3의 일방적인 독주로 한국이 앞섰다.
4세트에 들어 한국은 초반 5-2로 리드했으나 이탈리아의 장신벽에 눌려 10-10동점을 허용한 후 연거푸 5번의 공격실패로 허무하게 무너졌으며 마지막 5세트에서는 7-2, 11-7로 앞서 승리를 잡는가했으나 어이없는 범실과 공격실패로 추격을 허용, 12-12, 13-13의 접전을 벌이다 백어택을 시도하는「베리토리」의 강타에 침몰, 끝내 3-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탈리아는 세터「리바우뎅고」의 배구(배구)를 바탕으로 작년10월 유럽선수권대회 최우수 공격상을 받은 「베리토리」와 「네그리」가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한편 우승후보의 하나로 지목됐던 중공은 첫대전서 불가리아와 역시 풀세트 대접전 끝에 3-2로 패배, 파란을 일으켰다. 따라서 이번 예선전의 초점은 이탈리아-불가리아의 대결(5일 밤12시)에 모아지고 있다. 이경기서 불가리아가 이기면 한국도 한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으나 유럽지역에서의 성적으로 보아 이탈리아가 우세하다.
한국은 5일 하오7시 대만과 싸운 뒤 6일 하오8시 불가리아, 8일 새벽 중공과 숙명의 대결을 갖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