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콩쿠르 2위입상 피아니스트 서혜경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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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차심사부터 제 연주가 끝나면 청중들이 장미꽃을 던져주며 열렬히 환호해 주었읍니다. 3차심사가 끝나니까 「미켈란제리」「바렌보임」의 매니저인「헐트·나겔」이 크게 칭찬하며 계약을 맺자고 해요. 그러나 정작 입상자 발표때는 일본참가자가 l위, 저는 소련출신과 공동 2위였읍니다.』
지난 9윌 세계 3대 콩쿠르의 하나로 꼽히는 권위 있는 뮌헨 음악 콩쿠르에서 피아노부문 2위를 차지한 서혜경양(23).
지난 80년 이탈리아의 부조니 콩쿠르에서 이미 경험한 바지만, 새삼 눈물을 흘리며 국가배경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뮌헨 콩쿠르 이후 계속 밀려오는 구미 각국에서의 연주회 요청은 그의 실력과 인기도가 세계 1급 피아니스트로의 길을 이미 가고있음을 증명한다고 하겠다.
콩쿠르 직후인 9윌24일 뮌헨 헐크리설 홀에서 가진 독주회는 독일 및 유럽 전역에 생방송 되었고 소련·일본에까지 소개되었다.
이어 네덜란드 로테르담 오키스트러와의 협연, 프랑크푸르트·리옹·솔링·뉴욕등에서의 독주회. 12윌8일 프랑크푸르트 알트오퍼에서의 연주는 음악회 10일전 입장권이 매진되었고, 7번의 앙코르요청을 받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또하나의「마샤·아르게히」 (아르헨티나출신 세계최고의 여류피아니스트)가 나타났다』『완벽한 기교에 정열적이고 따뜻하고 시적인 요소를 고루 갖춘 성숙한 연주』등으로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지등 유럽신문들은 그의 연주에 격찬했다.
『23일간 4차에 걸쳐 계속되는 콩쿠르는 실력은 물론이고 강한 집념과 정신력 없이는 치러내기가 힘들어요. 건장한 남자들도 퍽퍽 쓰러지더군요.』
5살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서양은 8살때부터 교대콩쿠르, 이화·경향콩쿠르등에 입상했다.
일본 다이또 중학·미국 메니스음대를 거쳐 81년 줄리어드음대 대학원과정을 졸업.「사샤·골드니츠키」교수에게 사사.
73년에는 5·16민족상음악상을, 80년에는 부조니 국제 콩쿠르 최고상수상을 계기로 한국정부가 주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84년에 초청제안을 받은 연주회만도 1백여회. 그중 확정된 중요 계획에는「베를린 필」 「터론토 심퍼니」「부다페스트 심퍼니」등과의 협연, 「런던 필」과의「라흐마니노프」협주곡 전집 레코딩등이 들어있다. 85, 86년의 연주계획까지 짜야할 형편이다. 22일 일시귀국. 『연간50∼60회로 연주휫수를 제한하면서 완벽하고 훌륭한 연주를 하도록 충분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제가 음악에서 느끼는 완벽한 아름다움과 행복을 청중들의 가슴에 전해주고 싶습니다.』
서울에서의 국민학교 시절부터 하루 12시간 가까이. 요즈음에도 8∼9시간의 연습을 하고 그 외에는「호로비츠」「루빈스타인」등 피아노 대가들의 연주판을 듣는다는 그는『음악에 헌신하는 삶』그 자체가 행복하다고 한다. 독실한 크리스천.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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