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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도 지방에 따라 독특한 모양|3월엔 두견화주·탕평채 많이 먹어|호박김치·우메기·쑥굴레는 잘 모르는 고유식|수라상,12첩 반상으로 상 3 개 사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새해를 앞두고 조선시대의 전통 상차림과 각지방의 정월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83년도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발표회」가 19, 20 양일 간 궁중음식연구원 전수실에서 열렸다.
중요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된 황혜성교수(성대·가정대)의 지도로 전수생과 이수생 30여명이 직접 꾸민 이날 발표회에는 수라상·낮곁상·초조반·7첩 반상과 각도별 정월상차림·한국고유의 조리도구 및 기구사진이 소개되었다.
황교수는 『이번 전시회로 잘못 전해진 전통상차림과 음식을 바로 잡고 싶었다』면서 특히 『도별 정월 상차림으로 잊혀진 고유음식을 다시 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밝힌다.
궁중 음식 중에서 우선 왕과 왕비의 평상시 진지상인 수라상은 기본 음식 외에 12첩찬품으로 차리는 격식으로 상은 3개를 쓰고 각각 한사람의 상궁이 앉아서 시중을 드는 것이 특징.
낮곁상은 하오1시나 오후께 국수나 만두· 떡국으로 차리는 손님상이며 주안상 (교자상) 은 잔치음식으로 예전에는 외상이 주류였으나 점차 큰상에 4∼6인 썩 한 상으로 차리는 형태로 변모되고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예부터 노식으로 알려진 음식을 살펴보면 정월에는 가래떡 떡국 강정 약과 수정과 식혜가, 3월에는 두견화주 두견화전 진달래화채 탕평채가, 12월에는 납평전골과 참새구이를 즐겨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각 도별 정월음식은 남쪽이 정초음식임에 비해 북쪽지방은 추운 계절에 먹는 음식위주로 상차림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울지방은 개성과 함께 화려하게 멋을 내는 음식으로 돋보여 송편만 하더라도 서울의 송편이 밤톨 만큼하고 통통한데 비해 황해도는 손바닥만하고 강원도는 손으로 꽉 쥐었다놓은 문양을 낸 소박한 맛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각 도별 정월음식은 ▲서울=떡국 갈비찜 간 굴 호박전 떡산적 겨자채 배추김치 장 김치▲개성=편수 무찜 북어 돼지고기밀전 화양적 탕평채 홍해삼 보쌈김치 호박김치 개성경단 우메기 땅콩 콩강점 ▲충청도=생떡국 조랭이떡국 홍어어시육 숭어 닭전채 무나물 녹두묵국 무시루떡 녹두설기 호박문주 무엿 호박범벅 ▲강원도=메밀만두국 닭찜 느리미 무고비미역나물 메밀묵무침 문어무침 창란채김치 곶감약식 옥수수범벅 ▲경상도=떡국 미더덕찜 상어산적 안동식혜 쓱굴레 ▲전라남도=대하찜 생선적 낙지호동 조개꽂이 과줄 ▲전라북도=상어짐 홍어구이 편육쌈 갓김치 콩나물겨자채 ▲제주도=메밀저배기 옥도미구이 몰방무침 빙떡 닭엿 마늘엿 ▲황해도=되비지탕 잡곡부치미 오쟁이떡 수수적 무정과 ▲함경도=가릿국 비빔냉면 명태자반 게살미역무침 ▲평안도=쟁반 냉면 온면 김치말이 파래지짐 닭고기전 알쌈등.
정월음식은 북쪽과 남쪽을 통틀어 고기요리와 생선요리·엿강정·과자류 등의 전통한과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 흥미롭다.
음식종류 중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호박김치·우메기·쑥굴레· 낙지호동· 비옷구이등.호박김치는 늙은 호박을 김치처럼 담갔다가 겨울철 찌개에 쓰이는 음식이며 우메기는 찹쌀지짐, 쑥굴레는 찹쌀경단에 쑥을 속으로 집어넣는 것이며 낙지호동은 양념한 낙지를 꼬치에 낀 것을 이른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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