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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서울시장 후보에 중진의원 5명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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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이 뭐길래.

오는 2006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개월여를 앞두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재선인 박계동 의원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후보 경선참여를 공식 선언한 것까지 포함하면, 한나라당에서만 맹형규.이재오.홍준표.박 진 등 현역의원만 5명이 하나 뿐인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당 소속 현역 의원 뿐 아니라,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나 오세훈 전 의원 등을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자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온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처럼 앞다퉈 출마선언을 하는 것은 서울시장 자리가 갖는 특수성 때문.

서울시장을 지낸 고건 전 총리나 이명박 시장이 유력 대권후보로 꼽히는 것처럼, '외교와 국방을 빼고는 다있다'는 서울시장 자리는 대권의 지름길로 통한다.

또 서울시의 한해 예산이 14조5800억원에 달하는 '국가급'이어서, 서울시장을 지낼 경우 행정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0.26 재선거 압승에 이어 40%를 넘는 당지지율 등 한나라당에 유리한 정치환경도 당 소속 의원들의 출마선언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내 23개 구청장 전원과 서울시의원.기초의원의 70%가량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그러나 당내 의원들의 잇따른 출마선언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 후보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야당 후보끼리 앞뒤를 다투며 서울시장 후보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적전(敵前)분열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이 조기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친박(親朴)대 반박(反朴)'.'주류대 비주류'등 당내 대결구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5일 주요 당직자 회의를 통해 "한나라당은 예산 투쟁을 비롯해 세금과의 전쟁 등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들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데, 그 정도에서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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