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복면요원 태권도 훈련 … 또 다른 한국인 가입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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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IS가 인터넷에 공개한 훈련 영상에서 한 대원이 태권도 품새인 태극 1장을 시범 보이고 있다. 태극 1장 18가지 동작 중 마지막 2가지 동작을 제외한 16가지 동작이 같다. [인터넷 캡처]

터키에서 지난달 실종된 김모(18)군이 극단적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IS 테러를 더 이상 ‘강 건너 불’로만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로선 제2, 제3의 김군이 나오는 것을 막는 일이 시급해졌다. 그런데 김군이 설령 귀국하더라도 여권법 위반으로 경미하게 처벌은 가능해도 테러단체 가담 행위는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IS가 인터넷에 공개한 2분짜리 특수훈련 영상에서 복면을 한 대원이 태권도 품새 ‘태극 1장’과 비슷한 훈련을 하는 듯한 모습이 확인됐다. 발차기나 앞굽이 자세 등 태극 1장의 18가지 동작 중 마지막 두 가지 동작을 제외한 16가지 동작이 태권도 품새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이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군의 IS 훈련 참여 사실을 확인한 상황에서 태권도 훈련 모습까지 공개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태권도와 관련된 또 다른 인물이 IS에 가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IS 대원과 물자를 싣고 가는 한국산 자동차도 담겨 있다.

 ◆김정은 에볼라 공포 극심=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에볼라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사실도 이날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외국 관광객의 북한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해외에 나갔다 귀국한 자국민들을 예외 없이 격리조치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 이런 조치는 북한 최고 지도층도 마찬가지여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이후 김정은의 측근 실세인 최용해 노동당 비서도 러시아 방문 이후, 예외 없이 일정 기간 격리조치를 당했다고 국정원이 밝혔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철우(새누리당)·신경민(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김정은이 ‘에볼라를 철저히 차단하라’고 지시했고 해외에 나갔다 들어오는 자국민들은 신의주 근방에서 일제히 21일간 격리조치를 취한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영남은 (지난해 10월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했고) 러시아에서 눈 치료를 하고 귀국한 뒤 격리됐고, 최용해는 김정은의 특사로 지난해 11월 러시아를 다녀온 뒤 격리조치됐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특히 김정은 부자의 생일(김정은 1월 8일, 김정일 2월 16일)을 전후해 북한에서 열리던 각종 국제대회도 모두 취소됐다. 그만큼 김정은이 에볼라에 공포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에볼라 공포증에 빠진 이유에 대해 국정원은 “의료 수준이 취약한 북한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들어올 경우 정권과 국가가 망할 수도 있고, 북한 실정상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이 미국의 공작일 가능성을 북한 측이 의심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최근 북한 주민의 탈북 사태를 비판한 김정은의 발언도 소개했다. 김정은이 “튀다 튀다 이제는 보위부까지 튄다(달아난다)”며 “오래 해외 근무 나간 사람들은 튈 수밖에 없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바로 북한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또 지난해 12월 23일 북한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인터넷 기능이 일부 마비됐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디도스 공격의 주체에 대해선 “미국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확인되지 않았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해 북한 얘기를 다룬 미국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사가 해킹당한 데 대해선 “미국이 북한의 소행으로 판단한 것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했다고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이가영·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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