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교육 「지식기억」범주 못벗어나.|〃역사를 왜배우느냐〃 본질문제엔 무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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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역사교육은 25세이상부터 시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역사의식을 갖춘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것이라는 뜻일게다.
미국·영국등 선진국의 중·고교가 역사교육을 다른 어느과목 교육보다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이처렴중요한 역사과목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대구수성여중 신동열교사가 이를 알기위해 대구와 경북의 남녀중학생 1천1백33명을 상대로 『중학생의 역사의식 발달단계의 조사와 그 지도방안』을 연구했는데 그 결과 우리의 교육제도로 인해 역사교육은 지식을 기억시키는 이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조사에서 「우리의 역사는 대체로 무엇에 의하여 좌우되었다고 생각합니까」하는 질문에 52%가 「우리민족의 자주적 역량에 의하여」라고 대답했고 21%는 「훌륭한 국왕이나 영웅에 의하여」역사가 움직인다고했다.
또 16%는 「중국이나 일본등 주변국가에 의해서」라고 대답했고 「조물주의 뜻에 의하여」 11%나 되었다.
「우리 역사상 세계에 가장 자랑할만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한글이 단연 제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글이 국어교과및국사과목에서 한글의 과학성과 쉬운 글자임을 강조한 탓이라 하겠다.
이어 세계최초의 독창적인 금속활자, 왜군을 격퇴하는데 이바지한 거북선, 민족의 슬기와 예술성을 지닌 고려자기, 호국사상과 불교신앙의 표상인 8만대장경등의 순서로 부각되었다.
향토사에 대한 관심은 38%가 적은 편이고 21%는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또 20%는 모르겠다고 대답, 역사교사나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자료를 재검토하고 향토사회 인식을 새롭게 하는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나타냈다.
국난극복의 주체성을 알아보기의해 6·25때 공산군을 물리치게된 원인을 물으니 40%가 「우리민족의 투철한 반공사상과 단결력」을 지적했고 36%는 「유엔군및 민주우방들의 원조」를 들었다.
여기에서 평소외 지도상 「민족의 굳건한 국난 극복사를 강조하고 우리의 국력과 민족의 단결이 없으면 유앤은 물론 민주우방의 도움도 기대할수없다」는 것을 강력히 인식시켜야할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한편 시대의식조사에서는 42%가 「우리애게 중요한것은 과거나 현재의 일이 아니라 보다좋은 미래를 건설하는것」이라는 미래지향적인 반응을 보였고 25%는 「현재를 보다 잘 사는 일이 중요하다」고 반응했다.
이상의 결과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해보면 가르치는 측이 역사교과의 본질이나 역사교육의 목적등에 무관심하거나 전혀 생각해보지않고 단순한 국사의 체계적 해설이나 세계사개설의 주입을 역사교육이라고 오인한 흔적들이 학생들의 생각 곳곳에서 나타나 교육자들이 역사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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