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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27명이 965시간 만든 흰 드레스 … 줄리앤 무어, 레드 카펫서 승리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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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2일(현지시간)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줄리앤 무어는 사전 행사인 ‘레드 카펫’에서 이미 승리를 예감한 듯 보였다. 어깨를 드러낸 흰색 드레스는 완벽하고 우아했다. 무어는 ‘샤넬’의 창조부문 총괄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만든 드레스를 입었다. 27명의 장인이 965시간을 들여 완성한 것으로 장식용 조각인 ‘시퀸’ 8만 개로 꽃을 수놓았다. 긴 브래지어인 ‘뷔스티에(bustier)’가 가슴과 허리선을 꽉 잡아주는 형태의 드레스는 간결하면서도 여성미를 풍겼다.

뉴욕타임스는 무어의 패션이 “논쟁의 여지 없이 시상식에 어울리는 우아함”이라고 평했다. 그만큼 안전한 선택이란 뜻이다.

 레드 카펫은 다른 사람보다 더 돋보이려는 여배우와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가 자존심을 걸고 승부를 가리는 무대다. 해서 여배우나 브랜드의 과욕은 때로 ‘최악의 패션’이란 씁쓸한 결말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래선지 올해 여배우들은 구설을 최대한 피하는 ‘안전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로 의식용 예복 등을 연상케 하는 흰색이나 검은색 의상은 시상식 같은 공식 석상에서 가장 적절하고 무난한 차림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톰 포드가 만든 드레스를 입은 리즈 위더스푼, ‘디올’의 고급 맞춤복 ‘오트 쿠튀르’를 입은 마리옹 코티야르도 이런 전략을 따랐다. 무어와 비슷하게 크림색이 은은하게 감도는 흰색 의상으로 레드 카펫에 올랐다.

‘발렌티노’ 의상을 입은 키이라 나이틀리, ‘루이비통’을 택한 니콜 키드먼, ‘캘빈 클라인 컬렉션’을 고른 루피타 뇽 등의 드레스 색상도 베이지색 등으로 차분했다. ‘섹시 디바’로 불리는 가수 제니퍼 로페즈도 가슴골이 훤히 드러난 파격적인 디자인 드레스를 입으면서도 색상은 옅은 초콜릿색을 택해 이런 경향에 동참했다.

하지만 ‘나를 찾아줘’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로자먼드 파이크는 정반대 선택으로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프랑스 브랜드 ‘지방시’의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가 맞춤 제작한 새빨간 드레스로 레드 카펫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강승민 기자
[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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