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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 "혁신"의 목소리 드높다|종교개혁 466주·선교100주 맞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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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기독교 혁명을 부르짖는 외침이 거듭 뜨겁게 메아리 치고있다. 신학자·기독문학인· 일부 원로목사들은 최근「루터」의 종교개혁 4백66주년(10월31일)조명과 선교1백주년기념 각종세미나등을 통해 신랄한 교계현실비판 및 새로와져야 할 교회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8백만 기독교인은 있어도 기독교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기독교는 교회만 있지 문화가 없는 종교다』
소설가 정을병씨가 『선교1백주년과 기독교문학』을 주제로한 지난달말의 크리스천 문학가협회 세미나에서 지적한 기독교 문화현실의 비판이다.
그는 우후죽순의 교회종탑, 엄청난 외형의 교세팽창, 도·농교회간의 빈부격차등이 가로놓인 「어지러운 풍토」 가 선교l백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현싯점이라고 개탄하고 『그리스도가 세상을 위해 실존한것처럼 교회도 세상을 위해 실존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신앙보다 부흥회·현금·무속사상에 더 관심이 많아졌고 교인들을 기독교적 인간으로 만들기보다는 형식적 궤변주의자를 양산하고 있는게 오늘의 한국 교회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를 자처하는 교역자들이 공장근로자들조차도 내고있는 갑근세마저 안내는 교계현실에 호된 비판을 가했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인격과 신앙이 일치되는 제2의 종교개혁이 절실하다. 교회는 신앙만 채근하고 인격에는 무관심한 신앙 따로, 인격 따로의 생활을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문화나 문학이 제대로 발을 못붙이는 중요원인의 하나도 이 같은 교회의 질적타락때문이라고 했다.
그는『교회가 양에서 질로 탈바꿈할 때 한국기독교는 1백년동안의 긴 더부살이를 청산하고 성숙한 기독교문화를 꽃피워 아름다운사회, 밝은 오늘을 엮어내는 민족문화로서의 자리를 굳힐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박영환장신대학장은 「루터」의 종교개혁에 비추어본 한국교회현실의 조명에서 『예수의 몸인 교회는 호화궁전 치장이나 왕의자리를 버리고 대속의 소임을 다하며 골고다까지 끌려가야한다』 는 교회자세의 재정립을 촉구했다.『예배당을 아름답게 짓고 피아노·교회버스를 사서 평안하게 예배드리고, 현금이 1백배늘고, 그러다가 천당가겠다는 식의 구복신앙은 하루속히 한단계 승화돼 인격신앙화해야한다』그는 하느님이 이땅에 교회를 세운 목적은 그리스도처럼 희생-봉사-십자가-영광-부활의 삶을 가르치려는 것이라고 거듭강조했다.
그는 『선교1백년을 맞는 한국교회는 「루터」 의 종교개혁 정신을 새삼 되새겨 섬김을 받으러 온게 아니라 섬기러왔고, 대속물이 되기위해 왔던 예수처럼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길을 따르는 자세를 새롭게 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대목사(예장통합전총회장)는 『신자가 병이 나면 병원으로 보낼것이지 기도원에 데려다 안수하는 교회의 광신과 무속신앙은 하루속히 지양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멘 함성의 부흥설교로 광신의 울음과 춤, 아멘으로 메워지는 집회를 유도하는 목사들의 자세를 힐난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의 1백주년기념은 한세기동안의 역사에서 파생한 분열·난립·광신·무속신앙등의 비기독교적 요소들을 청산하는 처절한 신앙고백과 갱신을 핵심기념사업 내용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교회에는 양적 비판과 물질주의에 물든채 비인격적 계층질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형기교수(장신대)가 한국교회의 성례전·신앙고백·목사의 권위주의·자기정체확인등에 대해 제기한 의문형의 비판이다.
그는 보수. 진보교회들이 각각 갖고있는 문제점을 지하면서 하느님의 말씀과 피조물인 성도의 친교를 중심으로 하는 「루터」 의 종교개혁 정신에 담긴 교회상 정립을 촉구했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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