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루프페이 인수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했다. 다음 달 공개할 스마트폰 ‘갤럭시S6’부터 루프페이의 모바일 결제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용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는 “이번 인수로 전 세계 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다음 달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갤럭시S6에 '삼성페이(가칭)'란 이름으로 루프페이의 기술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루프페이를 쓰려면 지금은 60달러 안팎의 전용 장비를 스마트폰에 장착해야 하지만, 삼성은 이를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애플과 전면전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6’에 적용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프페이는 쉽게 말해 자기장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이다. 한국을 포함해 대다수 국가에서 지급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마그네틱 카드의 정보를 스마트폰에 내장, 이를 자기장으로 결제 단말기에 쏴준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프페이의 범용성(汎用性) 덕분이다. 별도의 결제 단말기가 필요한 애플페이와 달리 10년 넘게 사용한 구형 ‘긁는 방식’의 카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대기만 하면 된다. 실제 애플페이는 미국 전체 상점 중에서 22만 개(3%)에서만 가능한 반면 루프페이는 1000만 개(90%) 상점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루프페이 창업자인 윌 그레일린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임직원은 이번 인수와 함께 삼성에 합류한다. 그레일린 CEO는 “삼성전자의 일원이 돼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개발을 지속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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