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이모 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김철호회장으로부터 8천5백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순순히 시인할 것으로 생각했던 윤자중피고인이 1만달러만 받았다고 대답하자 검찰은 상당히 당황한 표정.
직접 신문에 나선 대검중앙수사부2과장 이원성부장검사는 『장관까지 지낸 분이 왜 이러시느냐』고 사실대로 말해줄 것을 호소.
그래도 윤피고인이 나머지 공소사실을 계속 부인하자 이부장검사는 『조사당시 검찰은 전직장관 4성장군에대한 예우를 깍듯이 해주었다. 혹시 예우에 소홀함이 있었느냐』고 자술서대로 진술해 줄 것을 거듭촉구.
검찰은 그러나 윤피고인의 비서관이던 최윤진씨(43)의 진술을 토대로 법원에 증거보존신청을 했었기 때문에 『잡아떼어봐야 소용없는일』이라며 느긋한 태도.
○…김동겸대리는 자신의 중학2년 후배이며 은행후배인 박대성을 명성에 취직시킨 것은 ▲김철호의 자금사용을 감시·억제시키고 ▲명성과 자신과의 연락책으로 삼기 위해서였으나 김철호의 화술등에 말려 감시임무는 못하고 연락임무만을 했다고 실토.
한편 명성의 자금을 총괄한 중요인물로 알려졌던 박대성피고인은 『단순히 연락임무만을 맡았을뿐 양자간에 오고간 액수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일』 이라고 진술, 이번 사건에 있어 주연급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윤자중피고인은 지난해 봄 자신이 직접 헬기를 몰고 설악콘더를 방문했었다는 것이 김철호피고인의말.
김피고인은 『81년5월 윤피고인이 설악콘더시찰때헬기를 손수 몰고 왔었느냐』는 질문에 『그때가 아니라 1년쯤후였다』 고 진술.
공군출신인 윤피고인은 군재직시 명조종사였다는 후문.
○…검찰은 대형도표·은행내부도까지 준비, 법정에나와 공소유지에 애쓰는 표정이 역력.
검찰은 상오공판때 2×l.5m크기의 합판에「사건조명도」 라는 사고수법도표를 그려가지고 나와 김대리에게 들어보이며 수기통장을 작성하여 예금을 조성하는 절차등을 일일이 제시했는데 이명재부장검사가 『이렇게 했죠』라고 할때마다 김대리는 『예』를 연발.
또 하오공판때는 검찰은 같은 크기의 합판에 상업은행 혜화동지점의 좌석배치도를 그려가지고와 박충남피고인에게 보이면서 박피고인이 김대리의 바람잡이역을 한사실을 추궁했다.
피고인들은 검찰이 대형도면까지 들고나와 신문하자 모두 도면을 쳐다보며 다소 질린 표정을 짓기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