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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대맛 총정리]올 설에는 가족들과 맛집 탐방 어떠세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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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대맛 라이벌은 지난해 2월 5일 설렁탕을 시작으로 지난주 홍어까지, 42가지 주제별 맛집 85곳을 소개했습니다. 매주 전문가들이 추천한 맛집 후보 중 중복된 5~6곳을 미리 공개하고 독자들이 문자 투표로 1·2위를 선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85곳을 동네·고향·역사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또 이 중 설날에 쉬지 않고 문 여는 곳도 따로 알아봤습니다. 올 설날에는 가족들과 맛집 탐방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강남 맛집 '서초·신사·역삼동'이 대세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된 맛집 85곳 중 강북에 위치한 곳은 45곳, 강남은 39곳이었다. 강남과 강북의 맛집이 각각 1·2위를 차지하며 강남북 라이벌 구도를 보인 적도 많았다. 42회 중 18번이 그랬다. 그 대결 구도에서는 강남이 10번 1위를, 강북은 8번 1위를 차지하며 강남이 우세를 보였다.

동네별로 살펴보니 서초·신사·역삼동에 1,2위 맛집이 가장 많았다. 세 곳 모두 각각 5개씩의 맛집이 있었다. 서초동은 가족들이 즐겨 찾는 메뉴들이 많았다. 백년옥(손두부), 사리원(불고기), 들름집(비빔밥), 황재벌(주꾸미), 삼학도(홍어) 5곳이다. 이중 삼학도는 83년 문을 연 서초동 터줏대감이다. 삼학도가 문을 열 당시 얘기를 들으면 얼마나 오래됐는지 가늠이 된다. 80년대 당시 서초동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파트 단지 몇 개가 있을 뿐이었다. 이 허허벌판에서 삼학도는 전라도 목포에서 공수해온 홍어를 직접 삭혀 내면서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무교동 유정낙지 압구정점, 한일관(불고기), 닭한마리감자탕(감자탕), 삼원가든(소갈비), 목포집(닭볶음탕)이 있는 신사동도 맛집이 많은 동네다. 무교동 유정낙지 압구정점과 한일관은 강북에서 명성을 쌓은 후 강남으로 옮겨왔다. 오피스타운이 밀집돼 있는 역삼동은 점심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추어탕·부대찌개·육개장을 비롯해 접대하기 좋은 고가의 참치집이나 오리구이집 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 많다. 원주추어탕, 동경전통육개장, 대우식당(부대찌개), 참치그라(참치), 신정(오리구이) 등은 역삼동 맛집이다.

강북에서 가장 많이 소개한 동네는 장충동과 충무로다. 장충동은 평안도족발, 더 파크뷰(서울신라호텔), 평양면옥 세 곳의 맛집이 있었다. 이중 평안도족발과 평양면옥은 이북에서 내려온 조리법대로 요리하는 곳으로 30년 넘게 장충동을 지킨 전통있는 맛집이다.

절반 이상이 80년대 이전 문 열어

하루가 다르게 식당 간판을 바꿔다는 요즘, 맛대맛 85곳 중 56%인 48곳이 80년대 이전에 문을 연 30~40년 역사의 전통 있는 맛집이다. 이문설농탕(1904년 개점)과 낙원떡집(1919년)은 100년 역사의 맛집이다. 1930년대 한일관(1939년·불고기), 50년대에는 서린낙지(1951년), 연남서식당(1952년·소갈비), 오장동흥남집(1953년·냉면)이 차례대로 문을 열었다. 오랜 역사와 명성을 지켜 가기 위해 1대 주인에 이어 자식들이 가업을 이었다. 낙원떡집은 4대째, 한일관·서린낙지·오장동흥남집 등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6·25 전쟁 당시 집 앞마당에서 술과 고기를 팔던 아버지를 도와 가게를 꾸리던 12살 소년 이대현(75) 사장은 60년이 훌쩍 지난 요즘도 변함 없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기사에서는 개점 연도를 각각 84년과 91년으로 소개했지만 평양면옥과 사리원은 사실 역사가 훨씬 오래됐다. 6·25 전쟁 이전 북한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주인이 남한으로 피난와 뒤늦게 고향 음식을 파는 식당을 냈기 때문이다. 평양면옥은 평양에서 대동면옥이라는 냉면집을 하던 주인이, 사리원은 황해도에서 식당을 하던 주인이 낸 가게다.

대를 잇는 건 주인만이 아니다. 맛대맛에 소개된 맛집에는 아버지 손을 잡고 온 아이가 다시 아들의 손을 잡고 찾는, 3대째 단골들이 많았다. 어머니에 이어 국시집(칼국수)을 운영하는 이수자(64) 사장은 “내 나이가 예순이 넘었지만 오랜 단골들은 나를 딸처럼, 동생처럼 여긴다”며 “이들을 생각해 가게를 닫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랜 단골이 가게를 이어가는 이유가 된 셈이다.

글=송정·심영주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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