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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기업순익 35% 급감' 내용 따져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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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1분기 기업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경기둔화.SK글로벌사태.신용카드문제 등 끊이지 않은 악재 때문이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경기 위축의 여파로 대형 기업들의 순이익이 급감했고, 많은 등록사들이 적자로 돌아섰다.

◇10대 그룹이 실적 악화 주도=삼성.SK.현대 등 10대 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나 줄어든 2조1천7백억원에 그쳤다.

매출액도 전년보다 19% 감소한 39조5천9백90억원에 머물렀다. 10대 그룹의 순이익 규모는 전체의 33.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이들의 실적이 악화하면 전체 실적도 낮아진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가라 앉으면서 순이익이 전년보다 40%(7천7백20억원)나 줄었다. 이는 상장사 순익감소 총액의 42.9%에 해당한다.

SK글로벌 사태로 홍역을 치른 SK그룹도 매출이 24% 늘었지만 순이익은 9.7% 가량 줄었다. 동부그룹은 순이익이 96.9% 감소한 28억원에 그쳤고, 현대그룹의 순이익도 3억원으로 96.3%나 줄었다.

또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10대 그룹 모두가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한진.금호 등이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흑자전환 회사가 줄고, 적자전환 회사는 많아졌다는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적자로 돌아선 회사는 64개로, 흑자로 전환한 회사(34개)의 두배 가량 됐다.

◇상장업종 대부분이 실망스러운 성적=1분기 상장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은 정보기술(IT) 업종의 경기침체 여파로 1조8천8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도 외형은 성장했으나 연체율 상승에 따른 신용카드사의 적자와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인한 은행들의 대손상각 등으로 수익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융업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한 12조3천5백억원이었으나, 순이익은 지난해 1조2천억원 흑자에서 1조7천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거래소시장의 18개 업종 가운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업종은 의료정밀.운수장비.철강금속 등 4개뿐이었다.

◇희비 엇갈린 등록업종=코스닥시장은 KTF의 순익감소와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등으로 전년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인터넷.디지털콘텐츠 등 일부 업종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냈다.

특히 네오위즈.다음이 흑자로 전환하고, NHN의 순이익이 2백5%나 뛴 인터넷업종(9개사)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인터넷 회사들은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어 실속있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금융업(15개사)은 매출액이 2조4천3백억원으로 22% 증가했으나, 적자규모가 3천56억원에 이르렀다.

한편 등록사들(금융업 제외)은 1분기에 1천원어치를 팔아 59원을 남겨 상장사(94원)보다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눈에 띄게 실적이 좋아진 업체들도 있었다.

신영텔레콤.한국창투 등은 올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초과했다. 또 그랜드백화점.대동기어.오성엘에스티 등은 1분기 순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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