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들 회고조 다큐멘터리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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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방이후 제1공화국에서부터 10·26이전까지 우리나라 정치·사회 경제등의 분야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다루는 기획물이 월간지에 많이 실리고 있다.
「추적」 「다큐멘터리」 「비록」등의 이름으로 82년초부터 월간지의 표지를 장식하기 시작한 특집물의 이같은 붐은 10월들어 여성지·건강지등에 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 「추적」「다큐멘터리」「비록」「수기」등은 우리사회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 궁금증이 가는 사건들을 제목으로 내세워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따라서 경쟁적인 양상으로 실리기 시작했다.
특집물의 내용중에는 제3공화국때의 것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을 들자면『비록 국가재건최고회의』『다큐멘터리 반혁명』『비록 정치와 여인들』『추적 김형욱미스터리』『추적 정인숙미스터리』『JP와 HR』『다큐멘터리 월남파병』『김형욱의 두얼굴』『다큐멘터리 10유신전후』『육사1기∼17기』『비록 남북회담』 『코리아게이트』 『박정희와 카터』 등이있다.
제3공화국 이전 것으로는 『비록 미소공동위원회』 『비록 이승만과 조병옥』『부부통령 곽영주와 동카포네 이정재』 『김창용 암살의 진상』 『다큐멘터리 족청계의 영광과 몰락』 『비록 정치와 여인들』 『다큐멘터리 개헌의 정치드라머』 『실록 정치장군 원용덕』 『이기붕 일가, 독살되었나』 등이 보인다.
이같은 「비록」「다큐멘터리」등은 우리사회에서 정치· 경제 사회등 여러분야에서 그진상을 분명히 알수 없었던 만큼 그러한 일들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줌으로해서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또 그것을 통해 그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역사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는 이러한 글들은 그 글을 쓴 필자에 따라 내용의 충실도가 사뭇 다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몇몇의 필자가 쓴 글들은 가능한한 실상에 접근하여사건을 정리·분석하고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와함께 상당수의 글에서 접근하려는 대상의 실상보다는 흥미나 충격을 앞세우고 알맹이는 비어있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글들은 최근의 일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여러가지 제한이 따르기 마련. 그러니 만큼 보다 충실하게 사명감을 갖고 써야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흥미나 충격에 머물러서 오히려 올바른 평가를 그르치는 잘못을 범할수도 있다.
월간지들이 「비록」 등을 싣는 것은 출판전체의 현상으로 다가온 불황을 「충격요법」을 써서 이겨보자는 뜻도 있다.
그러나 「충격요법」이 거듭되어 독자들이 면역되어 버릴 경우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쳐올가능성이 있다는것이 출판인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임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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