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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연구소가 혼다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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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혼다 기술의 산실인 혼다기술연구소 시라이시 모토아츠(白石基厚.58.사진) 사장은 "'기술의 혼다'라는 말이 나온 것은 혼다의 연구소가 본사에서 분리돼 독립적인 연구 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 가운데 연구소가 독립 법인으로 있는 것은 혼다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혼다는 1960년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 사장이 나서 연구소 분리했다. 당시 혼다는 오토바이 사업 이외에 자동차 사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다. 도요타가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혼다의 자동차 진출을 견제하자 혼다는 자동차 경주의 최고봉인 포뮬러(F1)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65년 일본 업체로는 처음으로 우승했었다.

이후 자동차 사업도 탄탄대로를 달렸다. 시라이시 사장은 "혼다가 기술 경쟁력을 갖춘 것은 기술을 사오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라며 "하이브리드.연료전지와 혼다 제트기.인간형 로보트 등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분야에서 무작정 연구개발비를 많이 쓰는 것은 낭비라는 블루오션의 지적에 대해 '일본에선 블루오션 전략이 큰 화제가 되지 않는다"며 "혼다가 연구개발비를 줄일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어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혼다는 매출액의 5% 수준인 4조원 정도를 매년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톱 클래스 수준이다. 혼다연구소 재정의 80%는 혼다에 기술을 넘겨주는 용역비로 해결한다.

혼다는 소이치로 이후 현 후쿠이 다케오(福井威夫) 사장까지 역대 사장 5명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모두 연구소 사장을 지냈었다.

시라이시 사장은 1969년 와세다대학 이공학부를 졸업하고 혼다에 입사했다. 2000년 국내생산본부장을 맡은 뒤 본사 전무로 승진했다. 올해 4월에 사장에 올랐다.

도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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