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동호회] 캡스㈜ '골든 이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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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방범.보안 전문업체인 캡스㈜ 의 미식 축구 동아리팀인 '골든 이글스'가 기업 스포츠 동호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회사의 상징인 독수리가 팀 마스코트인 이글스는 직원들 중 미식축구 매니어들이 의기투합해 1998년 4월 실업팀으로 창단했다.

동호회 성격의 스포츠 동아리가 실업팀으로 등록하기란 업계에선 매우 드문 일이다. 회사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줘야 하는데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글스는 창단 초기부터 대학시절 선수생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주축이 돼 전국대회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회사 부사장이 단장을 맡아 회사가 발벗고 지원에 나섰고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서초 지사장이 감독이어서 코칭스태프도 손색이 없다.

주전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법인영업팀의 박영훈(32)대리는 "미식축구는 강인한 스포츠 정신이 요구되는 매력적인 운동"이라며 "치열한 몸싸움이 많아 얼핏 저돌적인 운동처럼 보이지만 합리적인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팀 워크가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쌓아 올린 이글스의 전적은 화려하다. 창단 첫해 부터 2002년까지 4년동안 서울 지역대회를 연거푸 우승했다.전국대회인 '서울 수퍼볼'에서는 세 번의 준우승 컵을 거머 쥐었다.

대다수 실업팀 선수들이 평일에 회사 일 대신 운동에만 열중하는 것과는 달리 이글스 선수들은 주중엔 각자 맡은 업무를 충실히 한다. 일요일에 서울 삼성동 캡스 사옥 인근의 중학교 운동장을 빌려 땀방울을 흘리며 손발을 맞추고 있다.

박 대리는 "진정한 미식축구 매니어가 아니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하고 있지만 땀냄새에 엉켜 필드를 누비면서 진취성을 기른다 "고 뿌듯해 한다.

이글스의 당면 목표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손에 쥐는 것이다.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우승의 문턱에서 내리 세번씩이나 좌절한 응어리를 풀겠다"면서 축구화 끈을 바짝 동여매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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