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수다] 초등논술방 - 행복한 나라의 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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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나라가 꼭 행복한 나라 아니다

행복한 나라의 기준은 많은 인구, 넓은 영토, 경제력, 국방력, 자기나라에 대한 자부심, 함께 나누는 삶 등 사람들마다 다르다. 영토.인구.경제력.국방력은 겉모양을, 자부심이나 함께 나누는 삶은 마음을 본다.

그렇다면 어느 기준이 더 좋을까. 영토가 넓으면 자원이나 아름다운 자연을, 인구가 많으면 우수한 인재를 많이 가질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잘 살게 되면 복지시설이 좋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영토가 좁거나 인구가 적거나 잘 살지 못하는 나라는 다 불행할까. 우리 집은 넓거나 가족 수가 많거나, 부자도 아니지만 우리 가족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마찬가지로 영토가 좁거나, 인구가 적거나 잘살지 못하는 나라라고 다 불행한 것은 아니다. 자기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현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행복지수가 가장 좋다는 부탄이 바로 그렇다.

이렇듯 사람의 마음이 행복한 나라의 기준이다. 설사 작고 못사는 나라일지라도 자부심을 갖고 서로가 도우며, 좀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김진경 (서울 창도초 5년)

*** 총평

구성력 돋보이나 설득력 다소 떨어져

최승희 연구원 학림논술 아카데미

도입부(서론).논리전개부(본론).결말부(결론)로 나누어 자신의 주장을 짜임새 있게 펼친 구성력이 돋보인다. 마지막 문장에서 '희망이 있는 나라가 행복하다'라며 자신의 주장을 재강조한 점도 논증의 기술이 좋다는 걸 보여준다.

특히 최근 신문기사를 참고해 '국민 총 행복 1등 국가 부탄'을 예로 들고, 자신의 집 이야기로 주장의 합리성을 이끌어내는 등 근거를 적절하게 끌어낸 점이 좋다.

한 나라의 행복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많은 학생이 여러 기준을 열거하고 그 장단점을 논하며 논리를 산만하게 이끌기 쉽다. 하지만 진경이는 기준을 '겉모양과 마음'으로 나누어 요약.비교.분석.정리해 주장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다.

단지 내적 기준의 폭을 두 가지로만 들어 설득력을 조금 떨어뜨린 게 아쉽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개발, 문화의 힘, 평화주의 등 한 나라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는 내적 요소가 많지 않은가.

최승희 연구원 학림논술 아카데미

*** 다음 주제 '법과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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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제=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양심에 따라 글을 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글이 나라의 법에 어긋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나라 헌법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하면 안 되나요. 학자의 글이 법과 충돌할 때 학자의 양심이 우선인가, 법이 우선인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세요.(600자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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