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 수학도 이젠 논술 시대 '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올해부터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주요 과목 시험에서 30%를 논술형으로 출제한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올해는 중1과 고1에만 해당되지만 점차 그 폭을 넓힐 예정이다. 또한 매년 10%씩 논술형 문제를 확대해 2007년에는 5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논술형 문제가 점차 확대되는 것은 대학입시와도 무관하지 않다. 2008년 바뀌는 입시제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이 '논구술 심층 면접'의 확대다.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상위층 대학을 중심으로 예전의 본고사 수준으로 논술 및 구술 심층면접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 동안 논술의 영역을 국어 과목에 국한시켰다면 이제는 영어와 수학으로 그 영역을 넓혀야한다. 따라서 학습 방법도 논술식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한다. 영어와 수학 논술형 학습에 특히 중점을 두어야하는 이유는 자연계열에서는 수학, 인문계열에서는 영어가 입시에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이기 때문.

페르마 수학 학원의 신동엽 원장은 "논술형 수학을 잘하려면 기존의 공식만 달달 외워서 획일화된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해서는 안된다. 구체적인 생활 속의 경험, 개념과 원리, 법칙 등을 이해한 뒤에 공식을 적용시키며, 또한 숫자와 기호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고 조언한다.

처음 수학을 접하는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때까지는 문제풀이보다는 실물 위주의 학습이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즉 도형을 책에 나온 그림이나 공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형을 만들어보고 해체하면서 공식이 어떻게 추출되었는지를 이해하는 학습 방식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에도 진도만 쭉쭉 나가는 암기 위주의 학습 방식보다는 새로운 단원이 시작될 때마다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지, 원리와 개념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실히 깨닫고 난 후에 공식 적용에 들어가야한다.

논술형 수학 문제에서는 '답'보다는 '답이 나오기까지의 풀이 과정'과 창의성 및 유추능력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학 비타민', '교실 밖 수학여행', '생각을 키우는 수학나무' 등의 수학의 원리를 쉽고 재밌게 이야기 식으로 풀어서 설명한 수학 관련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활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논술형 영어 학습의 비중을 높여야한다.

"논구술 심층면접에서 지문을 100% 영어로 출제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영어 인터뷰를 하거나 논술형 문제의 답을 영어로 작성하게 하는 등 논술형 영어의 필요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토플 시험이 문법 대신에 말하기로 대체되는데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에 박식해야만 답할 수 있습니다. 이미 대학에서는 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을 검증받지 않으면 졸업을 못하게 하는 제도도 정착이 되고 있습니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 eg외국어학원 정랑호 원장은 논술형 영어학습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토플의 토론식 말하기에서 '동물이 가축화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라' ,'회사 의사결정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라' 등의 문제가 제시되면, 생활영어나 영어동화책 위주로 공부한 학생은 입을 떼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인다.

말과 글로써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풀어내는 논술형 영어에 능하려면 어떤 방식의 학습이 필요할까.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미국 등 영어권 나라의 과목별 교과서(과학, 기술, 사회과학, 문화, 예술, 역사 등)를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교과서를 통해 생활 영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용어를 접할 수 있으며, 또 내용 자체가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도 역시 영어 교과서 및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서적을 원서로 읽고 영자 신문이나 CNN과 같은 뉴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사적인 문제를 되도록 많이 접해서 해박한 지식을 쌓아두는 것이 유리하다.

김은실 교육전문작가 ('대치동 엄마들의 2008년 입시전략' 저자)

(조인스닷컴 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