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엄정화 전도연 최진실 김선아…30대 여배우, 이유있는 돌풍

중앙일보

입력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에서, 30대 여배우들의 돌풍이 거세다. 엄정화, 전도연, 최진실, 김선아 등은 그 30대 여배우 바람을 대표하는 배우들. 이들은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처연하게, 자유롭게 이미지를 변화시키며 올 하반기 드라마와 영화의 흥행을 책임지며 새롭게 그 존재를 알리고 있다.


스릴러 '오로라 공주'(감독 방은진·제작 이스트필름)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엄정화는 새로이 '변신의 귀재'란 별명을 얻었다. 개봉 3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감독 민규동·제작 두사부필름)에서 섹시한 정신과 여의사로 통통 튀는 매력을 뿜어냈던 그녀.

그러나 '오로라공주'의 엄정화는 잔혹한 연쇄살인범이다. 영화 속에서도 잔인한 살인마, 순진한 아가씨와 열혈 커리어우먼, 상처입은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화무쌍하게 변신한다.

주말밤에는 대통령의 딸로 시청자와 만나고 극장에서는 에이즈에 걸린 비련의 여인으로 관객과 만나는 전도연의 저력도 빛난다.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속 전도연은 당당하고도 구김살없는 젊은 외교관이다. 형사 김주혁과 호흡을 맞춰 30% 가까운 시청률을 합작하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황정민과 출연한 영화 '너는 내 운명'(감독 박진표·제작 영화사봄)에서는 어렵게 찾아온 행복의 순간, 에이즈에 걸렸음을 알게 된 다방레지 역을 맡아 '역시 전도연'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영화는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멜로영화의 흥행 역사를 다시 썼다.

KBS 수목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최진실을 빼놓을 수 없다. 부스스한 퍼머머리에 고무줄 바지, 화장기 없는 얼굴로 돌아온 최진실은 기구한 운명의 억척아줌마 맹순이로 분해 브라운관을 휘저었다. 그 열연에 힘입어 드라마의 시청률도 함께 올랐다. '장밋빛 인생'은 시청률 40%를 돌파하고 곧 50%를 돌파할 태세.

최진실은 이와 함께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안티팬들까지 돌려세우며 그간의 부진과 아픔을 깨끗이 씻고 제 2의 연기인생을 시작중이다.

막 서른이 된 김선아 역시 30대 여배우의 파워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선아는 삼순이 역에 다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맞춤연기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평범한 30대 여성의 대변자로 떠올랐다. 7kg 넘게 몸무게를 늘려가며 역할에 매진했던 김선아는 한국의 브리짓 존스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내 이름은 김삼순'은 시청률 50%를 넘나들며 삼순이 신드롬까지 불러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유로운 이미지 변신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묶어볼 수 있다. 미소를 거둔 엄정화, 신분의 양 극단을 오가는 전도연, 당당히 촌스러움을 선택한 최진실, 잔뜩 살을 찌운채 연기에 들어간 김선아.

물론 그 바탕에는 다년간의 연기생활로 탄탄히 다져진 연기력과 시청자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스타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배우이거나 화려한 스타이길 거부하고 용기있는 선택을 내렸다. 이들 30대 여배우의 잇단 성공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다.

스타뉴스=김현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