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타도"에 "너 이×× 죽을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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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27일 미 하원 건물에서 '김정일 타도'를 주장하는 탈북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격렬하게 반응했다.

한 차석대사는 이날 오후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커트 웰던 공화당 의원 등과 오찬을 했다. 이때 오찬장으로 들어온 탈북자 동지회 김성민 회장이 "한반도 평화의 길은 김정일 정권을 타도하는 것"이라고 외치자 한 차석대사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너 이 ×× 죽을래?"라고 맞받았다.

한 차석대사와 함께 있던 북한대표부 박부웅 참사관은 다른 시위자들이 김정일을 비난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의회 경위들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탈북자 동지회 김 회장 등은 의회 경위들에 의해 오찬장 밖으로 쫓겨났으나 복도에서 한동안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자들은 이날 한 차석대사의 오찬장 바로 건너편 방인 국제관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탈북자 실태 청문회에 참석하러 왔다가 공교롭게 한 차석대사 일행과 마주쳤다.

이에 앞서 한 차석대사는 한미연구소(ICAS)가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우리에게 경수로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핵 억제력을 없애라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수로 대신 남한의 전력 송전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태식 주미 대사와 위성락 정무공사는 이날 저녁 비공개로 한 차석대사와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인사차 잠시 만났으며,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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