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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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22개월 만에 연 5%선을 돌파했다. 국내 경기회복 기대감과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어우러진 탓이다. 또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크게 올라 원-엔 환율이 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27일 채권시장에서 지표 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뛴 5.01%로 마감하며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5%선을 넘은 것은 200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5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20일에 비해 0.23%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날 5년 만기 국고채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5.25%와 연 5.54%로 각각 0.06%포인트씩 상승했고 3년 만기 회사채 (AA-)도 0.06%포인트 오른 연 5.40%를 나타냈다.

이날 채권 금리가 오른 것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4%로 나타나고 민간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앞으로 자금 수요가 늘고 콜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국내 금리 인상을 부채질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4.59%로 나타났다.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4.60%까지 올라가며 연중 최고치였던 3월 30일(4.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내년 중 정책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날 종가에 비해 2.60원 내린 100엔당 903.06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1998년 8월 24일의 899.00원 이후 7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강세로 통신장비.전자부품 등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김동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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