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에 새빨간 입술이…섬뜩하지만 흥미로운 접시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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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접시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편리해야 한다, 옮기기에 무겁지 않아야 한다, 잘 깨지지 않아 안전해야 한다, 음식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점토 조각가 로니트 바랭가의 접시라면 누구라도 쉽게 ‘좋은 접시’로 보지 않을 것이다.

바랭가의 접시에는 사람의 손가락과 입, 혀가 접시에서 튀어나올 듯 현실적으로 조각돼 있다.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손 모양에 선뜻 접시에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왜 이런 난해한 접시를 만들었을까?

바랭가는 한 인터뷰에서 “인간의 입과 손을 신체 내부와 바깥 환경 사이의 ‘경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두 부분은 신체에서 가장 관능적인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능적인 동시에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는 두 부분이 전혀 상관 없는 생활 용품에 붙어 있을 때 사람들은 ‘경계’가 흐릿해짐을 느낄 수 있다”며 “이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흥미를 유발시킨다”고 덧붙였다.

바랭가는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에서 심리학과 히브리어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다시 실용 예술을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대학에서 전공한 것들이 모두 현재의 자신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영감의 원천을 묻는 질문에 “아이디어는 세상 모든 곳에서 나온다. 나는 항상 다음엔 어떤 것을 조각할 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작업 과정에 대해서는 “우선 상상한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결합해 구체적인 모형을 만들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안을 찾는다”며 “대부분의 경우 내가 처음 상상한 대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바랭가의 작품을 접한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런 디자인을 생각했을까”, “섬뜩하기도 하고 엽기적이기도 하다”, “나도 하나쯤은 갖고 싶다”는 반응이다.

김현유 인턴기자
hyunyu_kim@joongang.co.kr
사진 로니트 바랭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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