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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여러분을…" 아시안컵 韓선수들 자극한 '슈틸리케 동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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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호주 교민들이 결승전을 보기 위해 많이 찾아올 겁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겠죠."

아시안컵 준우승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의 동영상 리더십이 화제다. 평소 선수들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온 슈틸리케 감독은 남다른 방법으로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선수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아시안컵 결승전 전날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시청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파티쉐·통신사 판매원·미용관리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호주 교민들의 사연과 함께 '아시안컵에서의 선전을 통해 힘을 얻고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3분15초짜리 동영상은 ‘대한민국은 지금 여러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는 문구로 끝을 맺었다.

해당 영상은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3일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18일 조별리그 3차전 호주와 경기를 마친 뒤,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영상 제작을 지시했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불어넣는 차원에서 먼저 제안했다"면서 "대표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의 아이디어를 모았고, 협회 영상 전담 VJ가 1주일동안 촬영·제작해 결승전 전날인 지난달 30일 팀 전체 미팅 때 선수들에게 틀어줬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통한 교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끈질긴 승부를 펼쳐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은 0-1로 뒤진 후반 46분 손흥민(레버쿠젠)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1-2로 아쉽게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동점골 직후 광고판을 넘어 교민들이 몰린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 몸을 던지는 감동의 골 세레머니도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서 대회 준결승전을 앞둔 25일에도 난치병 환자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 기간 동안 총 두 차례 의미있는 영상으로 선수들의 투혼을 불러일으켰다.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게 의미 있다고 판단해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gang.co.kr

[영상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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