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한반도 지속적 주둔… 한·미 국방, 필요성 동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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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찾은 럼즈펠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참석 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맥아더 동상 철거 주장과 관련, "미국은 한국이 자유를 얻도록 많은 미국인의 목숨과 자금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 양국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의와 관련, '적절히 가속화(appropriately accelerate)하자'는 데 합의했다. 21일 종료된 제37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다. 이를 위해 양국은 내년부터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을 포함한 한.미 연합지휘체제의 발전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키로 했다.

작통권 환수 시점과 관련,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한.미 양측이 (전시 작통권을) 이양 시기가 됐다고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군이 전시 작통권을 행사할 만한 준비와 능력을 갖추고, 한반도 안보 여건이 맞아떨어질 때 환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걸릴 것이란 뜻이다.

국방부에서 열린 SCM에선 이 같은 내용을 포함, 13개 항의 공동합의문이 채택됐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 럼즈펠드 장관은 우선 한.미 동맹관계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 한반도 안보와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미군이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주둔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주한미군의 군사 임무 전환과 연합 군사 능력 발전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또 한국이 자국 방위에 더욱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한국군의 발전이 테러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또 부산에서 개최되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의 대테러 경계를 위해 긴밀한 정보교환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예방한 럼즈펠드 장관을 맞아 "만날 때마다 아주 (럼즈펠드 장관의) 논리가 명석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해 좌중의 웃음이 터졌다. 노 대통령이 "강행군인데도 표정이 매우 건강해 보인다"고 덕담을 건네자 럼즈펠드 장관은 "윤 장관과 방금 전 성대한 오찬을 했기 때문"이라는 조크로 화답했다. 노 대통령이 "처음 국방장관이 됐을 때가 언제였느냐"고 묻자 그는 "43세 때인 1975년에 최연소 국방장관이 됐고, 지금은 최고령 국방장관"이라고 소개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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