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여왕 나올까… "남녀 구별 없이 장자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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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왕위 계승 원칙의 개정을 추진해 온 총리 산하 자문기구가 남녀 구별 없이 장자(長子)를 왕위 계승 우선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 방안이 채택되면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슬하에 남아가 태어나더라도 장녀인 아이코(愛子.3) 공주가 나루히토의 뒤를 이어 왕위 계승자가 된다. '왕실 전범에 관한 자문회의'는 이 같은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11월 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자문회의는 여성에게도 왕위 계승을 인정해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뒤 ▶성별을 묻지 않고 장자를 우선하는 방안과▶형제자매 중 남자를 우선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를 거듭해 왔다.

일본 왕실에서는 지난 40여 년간 남자가 태어나지 않고 있다. 자문회의가 장자 우선으로 의견을 굳힌 것은 현재 아키히토(明仁) 일왕 직계로 왕위가 이어지며 왕위 계승 순위 결정도 간명하다는 점 때문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그러나 남성 왕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최종적으로 일본 정부가 어떤 안을 채택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정기국회에 왕실 전범 개정안을 제출한다는 일정도 늦춰질 공산이 크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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