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곽승석이 시즌 최다 득점하고도 웃지 못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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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석이 대한항공의 힘찬 비상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활짝 웃지 못했다. 왜였을까.

대한항공은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을 3-1(29-27 25-23 21-25 25-23)로 이겼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14승11패(승점43)가 되면서 4위 한국전력(14승10패·승점39)와의 격차를 벌렸다.

레프트 곽승석의 활약이 돋보였다. 곽승석은 1세트 초반 서브 리시브에서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주포인 산체스가 들쭉날쭉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듀스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했지만 만족스러운 내용은 아니었다. 2세트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세트 후반 곽승석의 스파이크가 연신 상대 코트를 때렸다. 곽승석은 2세트에서 7번 공격을 시도해 5개를 성공시켰다. 특히 승부처였던 16-16에서 이동공격을 성공시킨 뒤 서브득점을 올렸다.

4세트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한방이 터졌다. 곽승석은 22-21에서 블로킹 2명을 두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곽승석은 산체스에 이어 2번째로 많은 18점을 올렸다. 18점은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 기록. 그동안 서브 리시브에 주력하며 제3의 공격 옵션 역할을 했던 곽승석은 모처럼 자신의 공격 본능을 뽐냈다. 곽승석은 "몇 점을 올렸는지도 몰랐다. 경기가 끝나고나서야 (최다득점인 걸)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은 잘 했지만) 나는 산체스와 (신)영수 형에게 보통 블로킹 두 명이 따라붙고 나는 세팅된 공격을 한다"며 "블로킹보다는 공격이 우선이니까 자신있게 때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곽승석은 '아쉬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리시브와 서브는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도 "짧게 오는 서브에 리듬을 잃었던 것 같다"고 했다. 곽승석은 "연습 때는 매우 좋았는데 막상 경기에서는 흔들렸다. 서브 토스도 생각했던 것보다 기복이 심했다. 그걸 맞추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대한항공은 최근 4년간 1-2-2-3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한국전력(14승11패·승점39)·현대캐피탈(11승14패·승점37)과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인 3위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곽승석은 "1·2등하던 시간은 지나갔다. 앞으로 3위 수성을 두고 싸움을 할 것이다. 즐기면서 하고 마지막에 웃으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산체스의 점유율이 높지만 (김)학민이 형과 영수 형도 같이 때려줘야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한다. 5·6라운드에서 우리 장점을 더 살려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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