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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4천만|「남녀평등」정착이 인구억제 지름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은종림(전북 무주군 안성 중학교교사)>
인구가 넘친다는데 자동차 업계를 비롯하여 일부 기업에서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또 대부분 농촌학교는 학생수가 계속 줄어들고있는 실정이며 산간부 국민학교는 현재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정도에 불과하다. 일손이 모자라 잡초만 우거진 기름진국토도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인구억제정책이 곧 인구문제해결의 전부인것처럼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에 못지않게 좁은국토이지만 인구가 골고루 퍼져 살수있도록 국토활용의 극대화를 이룩하고 국민 모두를쓸모있는 인간으로 육성하는것이 인구정책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전해영(충남 천안시 구성동387의30)>
우리나라인구가 4천만이라는 숫자에 카운트다운이 되었을 때 새삼스레 미혼인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어왔다.
만일 장남한테 시집을 가서 첫아들을 못낳고 딸을 낳게된다면 어찌해야하는가.
우리사회는 아직도 남아선호라는 굳은 신념이 머릿속에 뿌리 박혀있다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단산을 하고 싶어도 남편이나 시가쪽에서 아들을 보기위해 계속 아기를 낳으라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남아선호라는 고정관념을 현명하게 개혁하는것이 인구문제에도 좀더 협력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최석종(경기도 인천시 남구 주안7동854의23)>
며칠전 어느동료직원이 자기동생이 딸만 둘을낳았는데 세번째는 꼭아들을 낳으려고 병원에서 양수검사를 받아 이번엔 아들을 낳았다고한다. 이렇듯 인구정책에 크게 문제되는것은 아직도 아들을 낳아야 대를 잇고 노후를 의존, 보호받을수 있다는 인간 본능적인관념때문에 그실효를 거두기에 어려움이 더한것같다.
물론 극소수의 일이긴 하겠지만 어느 기도원의 실태에서 본바같이 자기 부모가 정신이상자라느니, 술을 많이먹는다느니하여 쇠고랑을 채우고 몽둥이의 통솔까지 받아가며 살게하는 세태이고 보면 과연 꼭아들을 두어야만 자기의 노후가 편케 의존, 보호받을수있다라는 생각은 버려야 할때가된것같다.
그래서 정부에서 추진중인 덜낳기의한 운동도 좋고 여권신장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자식이 없어도 노후를 편히보호받을수 있는 노후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최일화(경기도 인천시 남구 주안5동31의1)>
인구밀도 세계3위 결코 방치할수는 없는 문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그방법이 졸렬하다든지 너무 강압적일때는 부작용도 뒤따르는 법이다. 이미 세자녀이상을 둔 부모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못을박는 구호나 언사를 마구 사용해서는안될 줄 안다.
자녀를 하나만둔 사람은 국가의 유공자라든지, 당신이 자식을 많이 낳아서, 내 자식까지 피해를 본다든지하는 TV출연자들의 언사는 바람직한 홍보활동으로 볼수없다. 장래 국가의운명이 걸린 절실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도가 지나쳐 인간경시풍조를 초래하고 국민들의 건전한 각성과 자율의식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될것이다.

<김은경(강원도 원주시 우산동147의 42)>
지난달29일로 인구4천만명이되었다. 불똥이 제발에 떨어져야 뜨거움을 알고 둑이 터져 물이 나와야 넘친다는것을 아는형광등 민족임을 느끼게한다. 예전에 두자녀운운할때 제도적으로 남녀평등을 보장했더라면 아마29일은 평범한 날에 지나지않았을 것이다.
여자도 대를 이을수있고 같은시간의 노동에 같은 급료를 받을수있어 부모부양능력에 도움을 줄수 있었더라면 문제는 달라졌을것이다.
4천만명의 쇼크로 1자녀 운운하게 되었기에 여권의 제도적 보장은 절실한 문제일수밖에없다.
남아선호의 고루한 사상을 계몽하는것도 중요하지 만 제도적 보장이 더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본다. 남녀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29일의 쇼크는 멀지않아 큰공포로 우리를 엄습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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