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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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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 내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6년 5월의 지방선거는 7개월 이상 남았지만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잠재 후보들의 당면과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후보군들은 선거캠프 가동 등 조직정비에 나섰다. '청계천 복원'을 의식한 정책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에서 자천 타천으로 거명되는 사람은 6~7명에 이른다. 원내에선 맹형규.홍준표.이재오.박계동.박진.진영 의원이 있다. 원외로는 오세훈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처럼 경합이 치열한 이유는 서울시장 자리가 주는 이점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당 대표 못지않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참모진을 거느릴 수 있다. 정부 조직을 방불케 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뒷받침을 받고 예산 집행권을 행사한다. 무엇보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곧바로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 대접을 받게 된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은 맹형규 정책위 의장과 홍준표 의원. 맹 의장은 20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한강사랑시민연대'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 모임은 '중국 한나라 한(漢)자로 한자표기된 한강(漢江)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한자인 한강(韓江)으로 바꾸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재외동포법'과 '국적법' 개정 추진으로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았던 홍준표 의원은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서울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홍 의원은 2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홍 의원은 최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을 '차기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당내 경선에서 이 시장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이명박 시장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재오 의원도 다음달 3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시장 출마를 공식화한다. 12월엔 서울시 발전 청사진을 담은 정책자료집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특히 이미 발족한 '청한포럼'(청계천에서 한강까지 포럼)을 가동해 서울 발전의 청사진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박진 의원은 20kg 가까이 감량한 다이어트의 성공기를 엮은 '박진감 있는 돌고래'와 한나라당의 새로운 이념 좌표로 제시해 주목을 받았던 '우익국가(Right Nation)' 번역본을 나란히 출간하는 것을 계기로 서울시장 출마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실체를 밝혀냈던 박계동 의원과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진영 의원도 본격화된 서울시장 후보 레이스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16대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정계를 떠난 오세훈 전 의원의 향배도 변수다. 오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당내 소장파들의 지원도 받고 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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