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계획은 지도층부터|능력있으면 많을수록 좋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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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월29일을 기해서 우리나라의 인구가 4천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다.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남아 잘기르자』는 구호는 이제 행정적 구호가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 젖어든 하나의 생활방침이 되어버렸고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하나로 만족하자」는 절박한 구호가 새로이 등장하고있는 실정이다.
여하간 일반국민들은 누구의 강제적 지시에 따르기보다 생활여건에 비추어 솔선해서 가족계획을 벌써부터 하고있는데 문제는 우리사회의 지도층이나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가족계획이라는 것을 마치 없는 사람들의 자식줄이기라는 식의 관념이 아직도 역력하다는 것이다.
「능력이 있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자식」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닐까?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고급공무원을 위시한 지도층들의 언물소개난에는 으레 「부인 ○○여사와의 사이에 1남3녀의 다복한 가정」으로 되어있고 상가의 부고난에 사자, 사녀, 손자녀등이 즐비하게 자랑이나 하듯 소개되는 것을 대할 때 마다 가족계획이라는 것도 역시 서민들만이 해야하는 짐이구나 하는 기분이다.
지금 사회의 지도층 대부분이 40대, 50대인데 가족계획사업이 시작되었을때의 그들은 20대의 국가간성 후보들이었음을 생각하면 더욱 착잡한 심정이 되는것이다.
정부에서 인구증가 억제를 위해 주민세 차등부과, 의료및 주택면에서의 혜택배제등의 불이익을 두자녀이상가진 일반국민들에게만 강요할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으로는 고급공무원및 사회단체 임직원의 임용채용, 승진때 무자녀이상 가진자에 대한 재고·탈락등 과감하고 적극적 정책이 우선되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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