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강만수 되살아난〃거포〃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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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거포 강만수의 위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10년 묵은 체증을 가라앉히는듯한 발군의 돌파력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고 여기에 몸을 날리는 감투정신이나 몸에 밴 승부정신등 어디하나 나무랄데가 없었다.
금년 29세, 다른선수같으면 은퇴를 서두를 나이지만 좋은 전성기커디션을 그대로 유지하며 후배들을 리드해간다.
멸명은 『돌고래』.
1m95cm, 95kg의 거구가 터뜨리는 메가톤급 스파이크는 제주도 배구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실 지난해 9월 강이 아랍에미리트연방의 알 자지라클럽에서 선수생활을 청산하고 귀국, 국가대표선수로 복귀했을때만해도 강의활약여부는 매우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강은 이를 극복, 하루6시간 계속되는 고된훈련을 통해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털어버리고 몸소 원숙한 배구를 체득, 실천해 보이고있다.
『정말 기쁘군요. 사실 팀에서 가장 좋은대우를 받으면서도 이에 보답치못해 여간 송구스러웠던게 아니었거든요』
강은 소속팀인 현대자동자서비스팀이 지난23일 대인하대와의 최종4차전에서 3-1로 쾌승, 4전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후 『이제사 팀에 진빚을 갚은것같아 기쁘다』 고 흐뭇한 표정.
『은퇴라구요. 아직 그런것 생각해보지않았어요. 욕심같아서는 2∼3년은 더팀을 위해 봉사할 각오예요』
강의 당면목표는 오는11월의 아시아선수권대회.
이대회는 84년 LA올림픽출전티킷이 걸려있어 한국은 중공 일본을 꺾고 최소한 준우승을 해야만 한다.
강이 대표팀에 복귀, LA올림픽출전권을 따게되면 72년 뮌헨, 76년 몬트리올에 이어 국내선 처음으로 올림픽에 3회출전하는 영광을 안게된다.
『요는 정신력이예요. 이들팀이 그동안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뒤질 것은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강은 한국배구사상 최강으로 주목되는 현대표팀의 팀리더로 이달말 태릉선수촌에 복귀하는대로 맹훈련에 돌입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때문에 강은 이화여대출신의 약혼녀와의 결혼도 12월로 미루고 있다고.
강이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는 올해로 만 11년째.
지난72년 부산성지공고3년때 뮌헨올림픽에 출전하면서 대표팀에 발탁된 이래 한양대-금성을 거치면서 줄곧 국가대표로 맹위를 떨쳐왔다.
강은 특히 지난 78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세계4위로 끝어올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했고 김호철과 함께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를 받게됐다.
그러나 강은 지난80년8월 아랍에미리트연방에 진출, 2년간 선수생활을하다 지난해 9월에 귀국, 현대자동자서비스의 창단멤버로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고있다.
『강의 강점은 솔선수범하는 자세라고 봐요. 조금도훈련을 게을리한다거나 꾀를피우는 법이없어요. 오히려 극성일정도인데다 성격도 원만해 후배들이 잘따르지요』(송만기감독)
강은 현재 고향인 하동에서 농사를 짓는 노모 윤상녀씨 (64) 의 2남3녀중 장남.
위로 누님 셋은 모두 출가했고 남동생 화수(24) 도 역시 배구선수로 성균관대 4년생.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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