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 형님·동생 해외원정서 잇단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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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시범경기출전이 확정된 한국야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아마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구기종목사상 여자탁구에 이어 두번째로 세계정상을 정복하면서 올림픽출전이라는 영예를 안은 한국야구는 불과 10개월만에 대표팀이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벌어진 대륙간컵국제대회에서 쿠바에 17-2로 대패하고 미국존즈타운에서 열리고있는 제2회세계청소년대회에서도 지난해 우승팀 답지않게 대만·호주·미국·캐나다에 연패, 국내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비록 대표팀의 경우 지난해 우승의 주역이었던 장효조(삼성라이온즈)김정수·김재박· 이해창 (이상MBC청룡) 심재원(롯데자이언트)김진우·임호균(이상삼미슈퍼스타즈) 한대화 (OB베어즈)등이 대거 프로로 빠져나가 사상최약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쿠바에 대패한것은 씻을 수 없는 망신으로 한국야구의 허약성을 드러낸 것 이기도하다.
또 전통적으로 강하다는 청소년대표팀의 연패는 무엇으로도 변명하기 어렵다. 이는 협회와 국내지도자들이 지나치게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우수선수 육성에 소홀했음을 단적으로 입증한 것이며 그동안 국내야구가 소수와 스타플레이어에만 의존하는「우물안개구리」식의 폐습을 되풀이했음을 나타내고있다.
협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도 『우수선수를 프로에 빼앗기고 좋은 재목감이없다』고 구차한 변명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수수방관만 하고있는 실정이다.
협회의 이같은 변명은 국내프로야구가 출범한지도 2년이나 되며 우수선수들이 프로로 진출 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한편 야구협회는 일본야구협회가 일본야구위원회(프로) 와 『현일본대표선수들의 스카웃을 로스앤젤레스올림픽까지 보류한다』는 합의를 끝낸 사실을 중시, 한국야구위원회 (KBO) 와도 이같은 방법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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