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3년의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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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라세티'와 '레조'를 생산하는 GM대우 전북 군산 공장은 최근 풀가동 중이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서 평일 주야간 2교대는 물론 휴일에도 특근을 하고 있다.

GM이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주간에만 근근이 일하던 풍경과는 사뭇다르다. 17일 출범 3년을 맞은 GM 대우가 힘을 내고 있다.

GM이 세계 마케팅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수출을 늘리면서 경영에 숨통이 트였다. GM대우의 지난 1~9월 수출량은 72만620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늘어났다. 특히 '시보레' 상표를 달고 팔리는 '칼로스'는 미국과 유럽 소형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GM대우는 올해 수출과 내수 110만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모기업인 GM의 브랜드 파워에 힘 입어 수출시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한발씩 물러서 기업회생에 힘을 합치고 있다. GM대우는 처음에 내걸었던 일부 조건을 철회하고 대우인천차(부평공장)를 내년에 인수키로 했다.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이뤄진 것이다. 또 대우차 시절 정리해고된 직원 1000여명이 재입사했고,나머지 인원도 희망자에 한해 올해말과 내년초에 재입사할 예정이다.

GM대우은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라세티'.'젠트라' 등 신차를 내놓았고,내년엔 매그너스 후속 모델과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자동차 성능시험장.연구개발(R&D) 시설인 'GM대우 청라 테크 센터'의 건립도 추진중이다. 연산 25만대의 군산 디젤엔진 공장도 내년에 가동된다. 닉 라일리 사장은 최근 임직원을 상대로 한 경영 설명회에서 "짧은 기간 GM대우는 수출 기업으로 변신했다. 모두 임직원들의 열정과 노력, 전세계 고객의 성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GM대우가 모기업 GM의 하청기지로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9월 판매실적 10만7479대 중 내수는 9017대에 불과하다. 90% 이상이 GM 브랜드를 달고 해외로 나간 것이다.

또 GM계열 부품업체인 델파이가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함에 따라 GM대우차의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GM의 경영부담이 늘면 GM대우차가 추진중인 투자계획도 물거품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회생의 기미를 보이던 GM대우차의 경영이 다시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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