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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헌금문제」를 읽고|헌금액이 신앙의 척도될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요즈음 매스컴에 기독교 헌금에 대한 기사가 자주 오르내린다.헌금이란 인간이 창조주하느님에게 진정을 다하여 드리는 겸허와 감사가 담긴 신앙의 물질적 결정체다.따라서 기쁜 마음으로 물질을 드리는 것이 바른자세의 헌금이라 하겠는데 요즘의 거액 헌금은 대부분이 한갓 예배당의 운영비로 사용되고있다.
오늘의 교회헌금은 그 바른동기와 뚜렷한 목적의식없이 무리한 변칙적 방법의 모금을 하기 때문에 부끄러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크고 화려한 교회,더많은 버스,더 풍부한 교역자 사례비,기도원 건설, 공원묘지 매입등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 많은 돈이 사용된다.
그래서 현금의 사용이 우선해야할 곳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교회, 하느님의 교회가 아니고 개교회주의,교파주의에 편승하여 경쟁적으로 대항교회를 건축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운영비와 관리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은혜 받고자 모인 부흥회는 금시 장터로 변하고 모금실력이 뛰어난 응원단장 비슷한 부흥사를 단위에 세워 강해식 설교말씀은 안하고 한국적 샤머니즘에다 신비주의까지 동원하여 회중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흥분이 최고조에 달하면 공개입찰 방식의 편법을 도입한다.위신문제·흥분·환상등의 상태에서 작정해 놓고는 후회하는 헌금-.
하느님과의 바터제 헌금,이것이 진정한 헌금일까.대도시교회 일부교역자들의 공사생활이란 성직을 떠나 일반인도 할수없는 상식밖의 일이 많다.
건강하면서도 인삼녹용을 상시 복용하는 목사,사우나탕의 안마가 취미인 목사,교회사택을 마다하고 맨션아파트를 찾는 목사,사채놀이 즐기는 사모님, 성지순례라는 명목으로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즐기는 목사,자가용 전화·주택유지비를 교회재정에 떠미는 목사,성경본문 전체는 안생각하고 한귀절만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인간성까지 율법에다 묶어버리는 목사.
신앙의 척도를 돈의 액수에 비례시키며 부정한 돈이라도 많이만 내면 믿음이 강한양 광고 시간에 누누이 추켜새우는 목사,교인들이 입만 뻥끗하면 주의 종을 핍박하고 눈물 흘리게 한다고 강대상위에서 인신공격을 서슴지않는 목사. 이뿐인가. 병원서 병고치면 얼만데 하느님앞에 병고치러 와서 빈손이 어디있느냐고 면박주는 목사,돈봉투없으면 안수기도를 안해주는 목사,기도원 곳곳에 매표소를 두고 입장료 받는 목사도 있다.주님께서 돈받고 치료해주라는 말씀은 하신 일이 없다.
안믿는 이에게 전도를 해보면 첫마디가 돈이 없어서 가고 싶어도 못간다는 것이다.누가 한국교회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교회의 인건비와 복음사업비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자선에 인색한가. 구제예산은 다른 비용들에 비해 극히 미미하고 형식적이다.
신문보도처럼 헌금액수가 많아도 좋고 갹출방법이 교활해도 좋지만,문제는 하느님 영광을위해 바치는 양떼들의 헌금이 하느님 백성과 하느님 사업에 얼마나 쓰이고 있느냐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운영비와 관리비에서도 얼마나 많은 헌금이 낭비되고 있나 생각해보자.
고급 호텔이 아니면 조찬기도회를 할수 없는가.
시골교역자 한달 월금이 주일강대상 꽃장식비로 들어간다.
교회예산이 남으면 야유회·제직회의·온천관광등에 낭비하는 예가 적지않다.
물론 우리주변에는 민중의 표상이 될만한 목사님들도 많다.
버려진 정박아를 돌보고 있는 서울강동「사랑의 집」의 장진남목사님-.정박아들이 내놓은빨래가 매일 1백벌이 넘어 장목사님부부는 지문까지도 없어졌다고 하는말을 듣고 세탁기 한대라도 사보낸 교회가 몇이나 있는가.서울 사당동 달동네에서 가난한 이웃과 같이하는 정명기목사님등과 같은 이시대의 성직자들에게 눈을 돌려본 일이 있는가.
진정 주의 종인 교역자라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교역자들의 고통이라도 우선 같이 나누기 바란다.
이제 헌금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에 따라 세금의 성격과 같은 「강요」를 없애고 헌금의 사용을 운영비와 복음사업으로 이원화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팽창주의적 성장추구에서 빚어진 잘못을 청산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수있는 성장된 교회의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
교단 안팎에서의 이같은 비판을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고 교역자들은 성도를 올바른 길로인도해야겠다.
성도들이 「성경」을 바로알고 실천할때 거짓성직자들은 자연도태될 것이다.잘못된 동기의 헌금은 교회를 부패시킨다.교회의 성공여부는 교인수나 교회크기 헌금액수에 달려있는게아닐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성장의 양을 뒷받침해줄 질적인 선교사업 복음사업 수행등에 교인들의 헌금이 우선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라는게 기독인은 물론 우리사회의 간절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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