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농협쌀 10t, 직원들이 팔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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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 강화군의 한 농협의 미곡 종합처리장에서 사라졌던 벼 142t의 행방이 밝혀졌다. 일부는 벼의 수분이 빠지면서 물량이 감소했지만 농협 직원들도 몰래 쌀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23일 농협 쌀을 빼돌린 혐의(특수절도 등)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창고장 권모(50)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권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강화군의 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보관 중이던 쌀 10t(2000만원 상당)을 4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다.

미곡종합처리장의 관리를 담당하는 권씨는 홀로 쌀을 빼돌렸다. 이후 부창고장인 지모(48·불구속 입건)씨에게 빼돌린 쌀을 판매된 것처럼 서류에 기록하도록 시켰다. 또 미곡처리장 공장장인 조모(53·불구속 입건)씨는 도정기사·운전기사 등과 짜고 주문량보다 벼를 추가 도정한 뒤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는 해당 농협에 대한 감사를 벌여 이들이 벼을 몰래 빼내 판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창고장 권씨를 제외한 공장장 조씨 등 6명을 해고 조치했다. 권씨는 현재 농협에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 인천지역본부는 지난해 추곡수매를 앞두고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재고량을 조사한 결과 수매한 벼 6000t 중 142t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감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분이 있는 벼는 2% 정도가 자연증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미곡종합처리장에 있던 쌀 가운데 130여t은 자연증발했지만 나머지 10t은 직원들이 몰래 빼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화=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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