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는 "남대문의 9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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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와 한장의 크기가 사람의 키보다도 더큰 1m82cm나 됐다.
1천4백년전 먼옛날 신라 황룡사(경주)의 용마루끝에 장식됐던 치미(치미)-.
이같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옛 황룡사 장식기와는 경주 황룡사지발굴단이 지난 78년 가람 강당터에서 발굴한 기와조각등을 5년만에 기와무늬를 맞추어 완전 복원함으로써 그 크기를 확인했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장식기와는 부여부소산서복사터에서 발굴돼 부여박물관에 소장돼있는 높이 91cm의 치미-.
일본이 지금까지 세계 최대를 자랑해온 당초제사의 치미는 1m인데 이제 황룡사것과는 견줄수가 없게됐다.
당초제사치미 (서기 707년제작추정)는 제작연대도 황룡사의 것(535∼648년)보다 훨씬뒤진다.
황룡사치미는 크기뿐만이아니라 기와에 새겨진 조각들이 일품이다.
새날개처럼 날아오를듯한 기와의 외곽장식에 음양의 조화를 이룬 미소짓는 남녀의 얼굴모습들과 연꽃무늬들을 정교하게 조각했다.
복원된 인면조각이8개, 연화문장이 11개.
치미의 크기는 건물규모와 비례, 건물크기를 판별하는 가름자역할을한다.
따라서 이번 복원된 치미를 달았던 황룡사의 건물은 최소한 서울 남대문(치미70cm)의 9배에 달하는 규모였던것으로 추정된다.
황룡사의 치미는 와공들이 기와굽기에 매우 고심했던 흔적이 역력한채 여섯조각의 조립식으로 구성돼있다. 황룡사의 창건은 법전왕이 불교를 공인한 25년후인 535년부터 시작돼 장장 85년의 대역사끝에 완공됐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황룡사의 목조9층탑은 높이80m, 문공부 발굴단이 확인한 가람의 면적은 9천평정도의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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