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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승부 원점…'전주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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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전주 KCC의 민렌드(左)가 TG삼보 아비 스토리의 마크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전주=연합]

전주 드라마는 계속됐다. 전주 KCC가 12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원주 TG삼보를 84-65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승2패. 7전4선승제인 만큼 앞으로 최소한 두 경기를 더 치르게 됐다.

"홈팬들이 10점은 뽑아준다"는 KCC 농구단의 말은 전주 시민들의 농구 열기를 표현하기엔 부족할지도 모른다. 양반의 고장, 점잖은 도시이지만 지금 전주는 속된 말로 농구에 미쳤다. 관중석(4600석)과 계단을 가득 채우고 1000여 명이 체육관 바깥까지 둘러싸 외치는 함성이 TG삼보의 사기를 무너뜨렸고, TG삼보의 높이도 녹여버렸다.

그런 전주 팬들의 성원 속에서 조성원이 펄펄 날았다. '캥거루 슈터' '4쿼터의 사나이'로 이름 날린 전성기의 조성원이 부활한 듯했다. 3차전에서 3점슛 6개를 포함, 27득점 하면서 25점 차 역전승의 주역이 됐던 조성원은 이날도 정확한 외곽슛과 돌파로 TG삼보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상민이 초반 3파울로 벤치를 주로 지킨 KCC에서 리더는 단연 조성원이었다. 조성원은 3점슛 5개를 던져 4개를 넣는 등 18득점을 했다.

찰스 민렌드도 노련했다. 민렌드는 정훈종.손준영 등 수비 전문 센터들을 이끌고 TG의 트리플 타워인 자밀 왓킨스, 김주성, 아비 스토리와의 골밑 싸움을 효과적으로 벌였다. 위기 때마다 날린 한방 한방이 모여 40득점이 됐다. 리바운드도 11개를 잡아내는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양팀의 리바운드 숫자는 28 대 28.

3차전에서 경기 후반 어처구니없는 25점 차의 역전을 당한 탓인지 TG삼보는 소극적이었고 수세적이었으며 쫓겼다.

전창진 TG삼보 감독은 경기 후반을 위해 선수들을 자주 교체해가며 후반에 대비했지만 이미 팀은 전반에 무너져 버렸다. 외국인 선수급인 김주성을 활용해 압도적 우세를 잡아야 하는 2쿼터에서 오히려 23-15로 완패했다. TG삼보는 3쿼터 초반 조성원과 민렌드에게 연타를 맞으면서 3쿼터 5분쯤 37-55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경기 후 신선우 KCC 감독은 "TG삼보는 여전히 공격.수비 모두 국내 최강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동력과 조직력이 살아나 흐름이 좋았고 선수들도 작전을 잘 소화해줬다"고 만족해했다. 전창진 TG삼보 감독은 "체력과 정신력에서 뒤졌고 공격 균형이 맞지 않았다. 팀을 재정비해 5차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5차전)는 14일 전주에서 다시 열린다.

전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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