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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끄는 「자연식품디자인」그릇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자연식품 붐과 함께 각종 취사용구에 예쁜 채소·과일 모양의 디자인이 무척 돋보인다.
2∼3년전부터 특이한 선물 정도로만 여겨지던 자연식품 디자인의 취사용구들은 올여름에 부쩍 대중화·실용화되고 있는 느낌.
「녹색혁명」이라 불리는 자연에 대한 열기는 사실 문명이 발달할수록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관심사다.
도시속에서도 슈퍼그래픽 분야에서 건물 벽면에 자연을 벽화형식으로 그대로 옮겨 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가정생활에서도 의·식·주에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어지고 있다.
자연식품을 디자인으로서 그대로 본뜬것은 찻잔·물병·설탕기·프림기·접시·쟁반·꽃병·숟가락·냅킨·남비류.
찻잔의 경우 작년만 하더라도 배추잎을 그대로 본뜬 디자인의 코피컵1세트가 2천5백∼3천원에 거래되었으나 요즘은 물량이 풍부해지면서 1천5백∼8백원 정도로 많이 떨어졌다.
디자인으로서 많이 이용되는 자연식품으로는 주방기구의 경우 배추·옥수수·사과·파인애플·레먼·호박·당근류. 올해는 특히 당근과 옥수수·고추무늬가 크게 활용되고있다.
유형별로는 옥수수·배추·파인애플처럼 모양을 그대로 본뜬 것과 남비나 냅킨·양념통에 양파·가지·파·오이등의 그림을 그려넣은 것으로 분류된다.
이경희씨(38·서울관악구신림본동)는 『고춧가루 그릇엔 고추그림을, 깨소금그릇엔 들깨그림을 넣은 양념통을 사용했더니 보기에도 좋고 사용하는데도 편리하더라』면서 『특히 여름철을 맞아 그릇 몇개로 식탁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고 장점을 얘기한다.
남대문상가 D동2층에선 채소와 과일모형을 본뜬 주방기구가 도매로 시판되고있는데 여름철을 최고의 성수기로 보고 있다.
요즈음 들어선 꼬마들의 간청에 못이긴 주부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고형일씨(남대문상가D동·선물코너)는 『채소와 과일이름을 가르쳐 주며 생활속에서 배우는 교육적 측면도 무시할수 없는 모양』이라고 설명한다.
이밖에 자연식품의 열기는 액세서리에도 영향을 미쳐 머리핀·향수병·판막이·브로치에 크게 응용된다.
제과업계에서도 최근의 붐을 인식, 현미빵·야채빵·밀배아빵·호박빵·당근빵으로 구매력을 끌고있고, 디자인 면으로는 게·거북·골뱅이·도마뱀등의 동물모양을 본뜬 빵이 아동들에게 특히 인기다.
사탕류도 이에 한몫을 더해 포도·딸기·고추모양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자극하고 아동복에선 딸기와 당근모양이 염색처리 또는 수가 놓여있다.
이러한 최근의 붐에 대해 안정언교수(숙대·산업미술과)는 『생활용품이 디자인으로 자연식품을 모방한다는 것은 결국 만지고 보는 측면에서 자연을 집안에 끌어온 셈』이라며 이때는 반드시 기능상의 측면이 무시되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양파·고추·가지·옥수수등의 모양이 주방기구로 활용될 경우 끝처리등이 위험의 소지로 남아있고, 특히 채소나 과일 모양을 본뜰 때는 유색색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히 인체에 대한 유해성도 재검토해 봐야한다는 안교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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