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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손님 골라'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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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은행은 대형 제조업체인 P사 직원만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상품인 '원클릭 프라임 파워 론'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P사 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대출 여부를 조회하면 은행은 P사로부터 자동으로 대출에 필요한 정보(재직기간.연소득 등)를 받아 대출 여부를 통보해 준다. 이용하기 편리한데다 대출금리도 일반 신용대출 상품보다 3%포인트 가량 낮아 11개월 만에 대출 실적이 6541건, 1020억원에 달했다.

은행이 고객을 골라 맞춤 상품을 판매하는 '선택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특정 대기업 직원, 전문직 등을 대상으로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위한 통장을 선보이기도 한다. 확실한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핵심 요건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KT 직원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T 직원에게 1000만~5000만원을 신용대출 해주고 있으며, 금리는 연 7.65%로 일반 신용대출의 평균치(연 8~9%)보다 낮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등 조건이 좋아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종로지점은 지난달 미래에셋생명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임직원.보험설계사에게 우선 청약의 기회를 준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은행 측은 20일 만에 미래에셋생명 직원을 위한 맞춤식 인터넷 대출 상품을 만든 뒤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74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유치했다. 우리은행은 또 지난달 29일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하이-서울 통장'을 선보였다. 급여이체 고객 등에게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 우대해 줄 뿐만 아니라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우량 대기업 159개, 법무법인 등 전문직 법대출 금리가 연 5.98%로 낮다.

외국계 은행도 적극적이다. SC제일은행 마케팅 담당들은 삼성 계열사 등 공략 대상 기업의 사내 게시판에 전용상품 안내서를 올리고, 직원의 동기 모임 사이트에도 상품 안내를 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특정 기업을 지정해 해당 기업의 거래 기여도에 따라 대출금리를 최저 연 6.5%까지 낮췄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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