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상가 투자 기대감 커지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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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31 부동산 대책'에서 빠진 상가시장이 요즘 반사 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상가시장에 투자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작다. 상가는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노리는 수익형 부동산이라 경기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최근 내수 침체로 상가 임대수익률이 상당히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주요 상권을 빼면 대부분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다. 2001년 5.23 조치 이후 부동산 활황에 힘입어 상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상가시장에도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간 임대수익을 기준으로 세전 투자수익률이 6% 이상 되도록 상가 가격을 역산해 정하는 방식이 보편화된 점도 수요를 부추겼다.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 약 4%보다 높도록 투자수익률을 6% 이상으로 맞춰 가격을 매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높아진 가격이 이번엔 투자자들의 구매를 막고 있다.

결국 상가시장은 8.31 대책의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에 후행하는 상가시장의 특성상 내수가 본격 회복돼야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에는 회복이 더욱 느릴 가능성도 있다. 콜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상가 투자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6%보단 훨씬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임대수익률이 높아지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상가의 트렌드가 바뀌는 것도 투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금 상가는 한때 큰 인기를 누리던 아파트 단지내 상가나 테마 상가의 인기가 시들면서 일반 근린상가나 역세권 상가로 투자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구매 패턴의 변화로 단지내 상가나 테마 상가는 투자자들이 주는 반면 수익률 높은 근린상가나 역세권 상가는 많지 않다. 상가 후분양제실시로 공급물량도 적다.

뿐만 아니라 상가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관리의 어려움이 따른다. 상가의 투자수익을 좌우하는 좋은 임차인 확보가 필요하고, 시설부분에서도 충분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러한 임대차관리와 시설관리는 말만큼 쉽지 않아 일반투자자들에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같은 관리적인 특성 또한 상가 투자는 일반인이 선뜻 나서기엔 의외로 쉽지 않다. 결국 8.31 대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항간의 예측은 상가시장을 뜯어 보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 현황은 물론 상가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상가시장의 회복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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