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속에 들어가 보시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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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4일 가야문화축전 "순장 체험"행사에서 어린이들이 관 속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가야세계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는 경남 김해시 대성동 고분박물관 옆 언덕.

초등학생 두명이 관속으로 들어가자 뚜껑이 덮어지고 흙이 뿌려진다. 도우미들이 관속의 아이들을 향해 "이제 부모님 말씀 잘 들을 거지?, 동생들도 괴롭히지 않고 … "라고 묻는다. 땅속의 아이들이 "예"라고 답변하자 "이제 환생하는거야!"라며 꺼내준다.

가야문화축전 주최측이 마련한 고대 장례 풍속의 하나였던 순장(殉葬) 체험장 모습이다.

1일부터 진행되는 이 체험은 하루 500명이 다녀가는 인기코스다. 아이들이 관 속에 들어간 상태에서 흙까지 뿌리면 함께 갔던 부모들도 잠시 놀라는 기색이고 잠시 후 관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도 잠깐 심각한 얼굴을 하지만 곧 '까르르' 웃는다.

체험하려는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등 각오를 적은 메모를 도우미한테 맡기고 책가방을 갖고 관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관 안쪽엔 토기와 칼 등 부장품도 몇 점 들어있다.

체험장 주변 노인들도 '학생들이 3~4분간 누워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지켜보는 듯 했다.

순장은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부여에서는 귀인이 죽으면 사람을 죽여서 순장(殉葬)을 하니 그 수가 많을 때는 100명에 이르렀다'는 기록에서 알수 있듯이 고대 장례 풍습이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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