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삼미, 초반 호조에 자신감 "전기 우승 해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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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해태 타이거즈와 이를 숨가쁘게 뒤쫓고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가 마침내 전기 우승을 선언하고 나섰다.
당초 전문가들이 점친 우승 후보 대열에서 제외됐던 이들 2개팀은 초반 의외의 호조에 자신감을 얻어 전기 우승을 장담하고 나선 것이다. 광주홈에서 6승 1무를 마크하는 등 쾌조를 보이고 있는 해태 김응룡 감독도 『이제 우승 한번 해보겠다』고 무거운 입을 열며 자신감에 차 있다.
또 l개월여간 선두 대열을 지키며 「삼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진영 슈퍼스타즈 사령탑도 『당초 목표는 3위였지만 이제 마음이 달라졌다』며 『우승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프로야구는 5일로 전기 1백 50게임 중 모두 56게임을 소화, 이제 3분의 1을 조금 넘은 상태. 해태가 35게임, 삼미가 32게임을 남기고 있다. 아직 우승 후보를 점치거나 현재의 전력으로는 우승팀을 꼽기는 이르다.
물고 물리는 혼전이 계속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태나 삼미의 돌풍은 심상치가 않다. 초반의 여세가 종반전까지 이어질 징조가 눈에 띄고 있는 것이다.
해태는 팀타율(2할 8푼 7리) 방어율 (2.36) 그리고 실책(l2)에서 모두 6개팀 중 최상의 전력이다.
해태의 마운드는 각각 1번씩의 완봉승을 올린 주동식 김용남 이상윤 등이 발군이고 방수원 강만식이 뒤를 받치고 있다.
올 시즌 들어 급격한 향상을 보이고 있는 이상윤은 다승 2위(4승 2패)에 올라 있고 재일동프 주동식은 방어율 l위(1.31)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이상윤이 3번, 주동식이 2번, 그리고 김용남이 1번씩 완투를 함으로써 투수로테이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타력에서도 해태는 작년 타점왕 김성한이 타격 1위(3할 9푼 3리)에 올라있고 김종모가 3위, 김일권과 서정환이 9, 10위에 랭크되는 등 가장 많은 4명이 올라 있다.
작년 홈런왕이었던 김봉연은 홈런 공동 5위(3)에 타점 2위(15개), 작년 도루왕 김일권은 MBC 이해창(11개)에 이어 8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견고한 투수력과 막강한 타력을 갖고 있는 해태가 우승을 넘보게 된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한편 삼미는 슈퍼스타 장명부를 내세워 가장 꾸준한 상승세로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1억원의 거물 투수 장명부는 10게임에서 8번을 완투, 완봉승 1에 6승 1세이브 3패의 최다승을 마크하면서 삼미 돌풍의 주역이 되고 있다. 여기에 기교파의 임호균이 3승 2패, 그리고 좌완 김상기가 2승을 올려 장명부의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러나 삼미는 임호균이 퍽 좋은 컨디션이 아니고 지나치게 장명부에만 의존하고 있어 두터운 투수진의 해태에는 장기적으로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해태의 전기 우승 선언은 무리한 욕심은 아닌 셈이고 삼미는 13년간 일본프로에  은 장명부의 노련한 피칭이 건재하는 한 계속 해태와 각축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MBC와 삼성은 코칭스태프의 동요로 하위권으로 처져 있고 OB는 발군의 에이스 박철순의 부상으로 3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중반전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우승팀의 윤곽을 찾아내기는 성급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전력으로 해태나 삼미의 여세는 우슴을 넘보기에 손색이 없는 셈이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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