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추락 조종사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13일 오후 1시쯤 경북 예천군 유천면 화지리에서 제16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한대가 윤남규(58)씨 소유의 비닐하우스로 추락, 조종사 金모(30.공사 44기)대위가 숨졌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전투기는 이날 예천비행장에서 공중전투지원 훈련을 위해 이륙한 직후 좌측 엔진이 정지되자 곧바로 기체를 돌려 예천비행장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에서 2.5㎞ 정도 떨어진 곳에 추락한 뒤 폭발했다.

조종사 金대위는 무선교신으로 관제소에 기체 이상을 보고한 뒤 "기체를 버리고 탈출하라"는 지시를 세차례나 받고도 민가 밀집지역으로 추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탈출하지 않았다고 공군은 밝혔다.

사고 전투기는 추락 후 폭발해 기체가 산산조각 나면서 꼬리 등 일부 기체 파편이 尹씨 집쪽으로 튀었으나 때마침 尹씨 가족이 집을 비워 비닐하스 15평과 주택.축사가 반파된 것 외에 민간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추락한 F-5E 전투기는 최대속도 마하 1.64, 길이 14.45m, 항속거리 2천8백63㎞인 미 노스롭사 제품으로 1976년 7월 미국이 우리 측에 무상 원조한 노후기종이다.

한편 공군은 이 사고와 관련, 모든 전투기의 훈련비행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공군 관계자는 "교신기록으로 미뤄볼 때 일단 엔진 결함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면서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때까지 당분간 훈련비행을 중단하되 비상대기 및 초계비행 임무는 정상적으로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