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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축제 100만 인파 … “겨울 7대 불가사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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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꽁꽁 언 강에서 팔뚝만 한 물고기를 건져낸다. 신기하고도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 현장에서는 매일 일어나는 다반사다. 수만 명이 칼바람을 무릅쓰고 얼음판 위에 쪼그리고 앉아 물고기를 낚아내는 장면이 외국인 눈에는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법도 하다. 오죽했으면 CNN이 “겨울 7대 불가사의”라고 보도했을까.

2km 이상 길게 이어진 화천천 빙판에서 산천어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토요일인 10일 시작해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화천은 인구 2만4000명의 작은 지자체이지만 축제가 열리는 23일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든다. 2014년에는 133만명이 찾았다. "이맘때면 한국전쟁 이래 화천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화천 산천어축제. 축제를 100배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산천어 130톤, 얼음 낚시 구멍 1만2000개

화천군과 산천어의 동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축제가 처음 시작된 2000년 화천의 조강지처는 빙어였다. 빙어야말로 강원도 맑은 물의 상징이다. 하지만 자연산 빙어를 낚시로 건져올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빙어를 잡아보겠다고 몰려든 사람은 수십만 명인데 빙어는 턱없이 부족했다. 화천은 과감히 빙어를 버리고 산천어를 선택했다. 산천어가 빙어보다 양식이 훨씬 쉽기 때문이었다. 양식 산천어 수십만 마리를 구해 겨울 강에 풀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06년 처음으로 입장객 100만 명을 넘긴 이후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겨울마다 화천을 찾는다.

올해 축제조직위원회는 산천어 130t을 준비했다. 지난 해보다 20t이나 많다. 화천을 비롯해 강원 춘천·양양, 경북 울진 등지에서 들여온 산천어를 매일 2만~3만 마리씩 풀어놓는다. 축제장에 마련된 산천어 낚시터(입장료 1만2000원)는 약 3만5000㎡, 낚시 구멍은 1만2000개다. 실로 ‘물 반 고기 반’인 셈이다. 산천어가 공평하게 분배된다고 가정하면 낚시 구멍 하나에서 하루에 두 마리씩 올라온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산천어축제가 성공한 비결이 여기에 있다. 이 오지까지 찾아온 관광객의 두 손에 묵직한 성취감을 안기기 때문이다.

#1주일 굶겨 … 낚시 넣자마자 물어

 산천어는 우리나라 토종이다. 생김새는 송어를 닮았지만 연어과 민물고기다. 깊은 계곡에 살지만 거센 물을 좋아하는 열목어에 비해 개울을 좋아한다. 은백색 몸통에 둥글고 검은 반점이 있으며 등쪽에 짙은 청록색 반점이 특징이다. 축제를 위해 특별히 양식한 산천어는 몸 길이 약 20cm, 수령 1년 이하 어린 것들이다. "반년생 산천어가 때깔이 좋고 맛도 좋다”고 한다.

축제 방문객이 가장 궁금한 것은 잘 낚는 방법일 것이다.“고기를 넣는 시간에 가야 한다. 낚시터에 들어간 물고기는 한두 시간 안에 다 잡힌다고 보면 된다.” 축제 관계자의 귀뜸이다.

산천어는 양식장에서 1주일 정도 해감을 하고 난 뒤 투입된다. 꼬박 일주일을 굶긴 고기라고 볼 수 있다. 넣자마자 곧바로 미끼를 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낚시 방법은 간단하다. 가는 길에 상점에서 견지낚시를 구입한다. 견지낚시엔 금속성 공갈 미끼 ‘스푼’이 끼워져 있다. 미끼를 낄 필요도 없이 지름 20cm의 얼음 구멍에 담그기만 하면 된다.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스푼을 상하좌우로 움직여주는 게 좋다. 산천어는 움직임이 좋은 물고기를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또 한가지는 산천어 투입 시간에 낚시를 하는 것이다. 이따금 덤도 있다. 낚시꾼이 고기가 없다고 아우성치면 물가에 대기하고 있는 수족관 차가 곧바로 산천어를 쏟아내기도 한다.

축제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도 있다. 낚시터에서 ‘훌치기’는 안 된다. 고리처럼 생긴 여러 개 바늘로 이동하는 산천어를 꾀어 퍼올리는 낚시 방법이다. 반칙으로 간주돼 잡은 물고기를 내놔야 할 수도 있다. 축제장에서는 금연이다.

낚시가 어려우면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산천어 맨손잡기’는 지름 10m의 풀 안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는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것으로 색다른 재미를 주는 웃음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다. 얼음낚시나 맨손잡기를 통해 잡아 올린 산천어는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구이터에서 소금구이를 해 먹어도 좋고, 역시 축제장 내에 있는 회서비스센터를 찾아가 회를 쳐서 먹어도 좋다.

#티볼리 1대, 금반지도 300개… 이벤트도 풍성

 화천 산천어축제엔 낚시 말고도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화천복불복’'황금반지를 낚아라’'얼음나라 방송국 참여 이벤트’등 축제기간 동안 3가지의 이벤트로 총 1393명에 다채로운 경품을 제공한다.

 화천복불복 이벤트는 축제기간 동안 화천지역 상가(음식숙박과 소매점 등)에서 1만원 이상 이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영수증(카드와 현금) 뒷면에 본인 이름과 연락처, 개인정보 제공 동의함을 적어서 축제장 종합 안내 센터 응모함에 응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축제 마지막 날인 2월1일 추첨을 통해 1명에게 쌍용자동차의 신차인 티볼리를 선물한다. 응모제한 횟수는 없으며, 간이 영수증은 응모에 제외된다.

 매일 방양되는 산천어중 ‘금반지 1돈’과 ‘금반지 반돈’ 표시가 붙은 산천어를 잡아 진행부스에 제출하면, 해당하는 금반지를 준다. 금반지 1돈 총 100개와 금반지 반돈 200개가 축제기간 낚시 관광객을 기다린다.

 얼음나라 방송국 참여 이벤트는 축제기간 매일 얼음나라 방송국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문자 참여와 현장 인터뷰, 장기자랑 등에 참여한 사람에게 낚싯대와 낚시릴, 오뚜기 종합 선물세트 등 1100여개 상품이 제공된다. 축제장에서 방송을 듣다가 참가하면 되고, 경품수가 많기 때문에 다른 이벤트보다 당첨 확률이 높고, 또 방송참여를 통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눈썰매, 얼음축구 등등 즐길거리 풍성

 산천어 축제에는 즐길거리도 많다. 총 60가지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총연장 약 100m의 스릴을 즐기는 눈썰매, 축제장 하늘을 가르는 하늘가르기, 쓰러지는것이 부지기수지만 그래도 또 일어나 달려서 골망을 가르는 얼음축구가 있다.

 또 전통의 겨울놀이 얼음썰매, 얼음위를 달리는 얼곰이 자전거, 봅슬레이, 얼음미끄럼틀, 다양한 놀이시설이 있는 놀이기구 펀파크 등의 체험프로그램과 건물 2층 높이 길이 약 100m의 초대형 얼곰이성과 눈조각 등이 있다.

 축제기간 화천 시가지에서는 중국 하얼빈 빙등제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국내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과 겨울밤을 빛으로 수놓는 선등거리, 화천 커피박물관이 운영된다.

 화천생태영상센터에서는 ‘구름빵’특별전도 준비되어있다. 주말 차 없는 선등거리, 산천어 댄스나이트, 마술 퍼레이드, 거리공연, 프로포즈 플라자 등의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도 새로 마련되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산천어축제 기간 나만의 썰매로 참가하는 대한민국 창작 썰매콘테스트가 열린다. 오는 17일(토) 오후 2시에 열리는데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을 뽐낼수 있고, 입상할 경우 상금(1등 500만원)과 함께 전국에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수상작은 축제기간동안 관광객들에게 무료 체험용으로 제공된다.

 ◇여행정보=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해 춘천 나들목에 빠져 5번 국도를 타고 40분 정도면 화천에 들어간다. 축제 기간만 판매하는 코레일관광개발(korailtravel.com)의 당일치기 ITX-청춘 기차여행 3선도 있다. 화천은 기차역이 없기 때문에 오전 ITX-청춘을 이용해 청량리역을 출발해 춘천역에 도착 후, 버스를 이용해 화천으로 이동한다. 화천에서 산천어 축제를 즐긴 후 춘천을 거쳐 청량리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상품가격은 4만6000원(어른)부터 3가지이다. 산천어축제 위원회(narafestival.com) 1688-3005(축제기간에만 운영).

글=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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