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의류업체에 팔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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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최대의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의류전문업체인 한세실업에 넘어갔다.

한세실업은 지난 11일 예스24 이강인 사장의 지분(12%)을 포함해 총 50.02%의 지분을 매입했다.

또 전환사채 22억원어치도 매입해 오는 12월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한세실업의 예스24지분은 53.8%로 높아지게 된다. 총 매입대금은 2백21억원이다.

한세실업은 1982년 설립된 의류업체로 연간 4천6백만장의 니트를 생산, 대부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3천억원. 한세실업 관계자는 "인터넷 분야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 인수했다"고 말했다.

예스24 매각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창업자 이강인 사장의 거취다.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을 이끌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영향력 있는 벤처기업가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李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한세실업 측에서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李사장이 퇴임하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인수.합병(M&A)은 그동안 미래와사람 측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아온 이사장이 한세실업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경영을 그대로 맡을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李사장은 인수작업이 마무리된 12일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며 13일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사장은 98년 6월 예스24를 설립, 출판사와의 직접거래와 현금지불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해 매출 9백9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의 인터넷서점으로 키웠다. 지난해 8월에는 업계 2위인 와우북을 합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서점들간의 출혈경쟁에 따른 마진 감소와 와우북 합병과정에서 떠안은 부실채권 등으로 큰 손실을 보았고 이같은 실적부진 때문에 경영권 위협을 받아왔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9백98억원에 순손실이 93억원이었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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