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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망원경으로 우주의 '창조의 기둥들'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6일 허블우주망원경 발사 25주년을 기념해 재촬영한 ‘독수리 성운(Eagle NebulaㆍM16)’을 공개했다.

‘창조의 기둥들(Pillars of Creation)’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사진은 지구로부터 약 70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을 담았다. 고밀도의 수소와 먼지들로 채워진 독수리 성운에서는 수많은 별이 탄생하며 명멸해간다. 사진에 나타난 동굴의 석순처럼 보이는 세 개의 거대한 기둥들은 근적외선과 가시광선이 빚어낸 것이다. 왼쪽의 가장 높은 기둥은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거리가 1광년에 달한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20년 전 촬영된 이미지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관측시야가 넓다.

폴 스코웬 미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는 “이곳은 수많은 아기별의 부화장”이라며 “별의 역사가 담긴 사진으로 창조의 과정과 파괴의 과정을 동시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진에서 드러난 구조물들은 우리 눈에 보였다가 금방 명멸해간다”면서 “마치 우리들의 인생처럼 덧없음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1990년 4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상공 610km 궤도에 진입해 97분마다 지구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지름 2.4m, 무게 12.2t, 길이 13m로 제작됐다. 그간 몇 번의 수리 과정을 거쳤지만, 지상 천체망원경보다 해상도는 10∼30배, 감도는 50∼100배 나은 사진을 지금까지 전송해오고 있다. 허블우주망원경 2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세계 첫 ‘항공모함 박물관’인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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