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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주5일 근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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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나는 여행을 좋아해 배낭을 메고서…산길을 타고가며 즐거이 노래해….』
주말인 지난24일 상오10시,삼진제약(대표김영배·서울서교동)의산악반회원 30여명이 경쾌한 합창과함께 봄햇살 부서지는 남한산성의 능선을 오른다.

<월요일출근길 가쁜>
대부분 일반희사의 직윈들이 하루일과를 챙기며 바쁜 일손을 놀려야하는 시간이지만 이들은 주5일제근무로 금요일까지 모든 업무를 마치고 봄맞이 산행길에 나선것.
상오11시,정상도착.두다리를 쭉펴고 바위에 걸터앉으면 땀에 밴가슴을 적셔주는 싱그러운 봄바람이 와닿는다.
『무공해의 봄바람을 실컷마시고일요일하루는 집에서 푹쉬고나면 월요일아침 출근길이 가쁜하고 의욕이 솟는다』고 이회사 총무부장 강인철씨는 말한다.
이들이 산을 오르는 것과 거와같은시간,이회사 취미가꾸기교실에는 20여명의 꽃꽂이반 회윈들이 꽃꽂이 실습에 열중이다.
「주5일제 근무」 「주5일제 수업」등 5일제의 생활양식이 우리사회의새풍속도로 뿌리를 내리고있다.그것은 단순히「근무시간의 단축」만을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여가선용 안성마춤>
이제도는 지난29년 세계공황이 한창일때 대량의 실업사태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고안됐었다.그후 30년대부터 미국과 프랑스가, 55년부터캐나다·영국·서독·스위스등이이를 도입,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있다.이옷 일본의 경우30인이상고용업체의 43.6%가 이제도를 실시중이고 오는 8윌부터는 금융업계도 실시할 예정.
우리나라에서 주5일제근무가 시작된것은 72년부터.제약회사인 삼아약품(사장 허병)이 최초로 실시랬다. 3월말 현재 이제도를 실시하는 업체는 한국쉐링(서울응암동),덱슨전자(충북청주시), 한독약품(서울상봉동), 동아제약(서울용두동) 등22개 업체.지난80년말까지만 해도11개업체에 지나지 않던것이 최근2년사이 2배가 증가했다.
처음에는 국내시판을 주로하는 제약회사및 화장품회사등에서만 채택해왔으나 최근에는 공작기계부품제조업체인 무천공사(광주시화정동)등 계열회사와 코오릉그룹등 대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b
이들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의여가선용방법은 다양하다.등산·낚시· 테니스· 꽃꽂이· 자수· 사진촬영등 취미생활을 가꾸는데서부터 피아느레슨·외국어공부등각양각색.

<22개기업체서 실시>
고향이 청주인 정혜순양(23·일동제약근무)은 금요일 하오6시30분쯤 일과가 끝나면 고속버스터미널로 직행한다. 밤10시쫌 청주도착,이틀동안 짐안일을 돕고 일요일 새빅6시 첫차를 타면 8시30분까지는 회사에 도착할 수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시간을 이용,학원에서 영어·일어회회를 배우는 고영자양(20·삼진제약근무)에겐 연휴가 예습·복습을하는데 안성마춤인 시간.
주 5일제근무는 생산성 향상과도 직결되고있다. 충분한 후식과 준비는 업무능률을 올리기 때문.
삼진제약은 77년 3월부더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작업능률이 현저히 증가, 생산실적이 6∼7배가 증가했다』고, 이 회사 전무이사 조의환씨는 말한다. 77년도의 생산실적이 13억원으로 우리나라 3백10여개 제약회사중 41위였던것이 지금은생산실적62억,32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 73년 오일쇼크이후 이제도를 도입한 일동제약(사장 윤원형)은 이직율이 종전의 10%에서 5∼7%로, 결근율은 1.7%에서 0.76%로, 지각율은 0.5%에서 0.3%로 크게 줄었다.또 작업손실율도 3%에서 2%로 떨어지면서 불량제품 발생율도 5%에서 3%로감소했다.
주5일제 수업 또한 우리 교육계의 새로운 바람.지난해 신학기부터 서울 신월국교(교장 김택려), 문창극교 (교장 임영철) 등 전국8개 국민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5일제 수업은 당초 2부제수업해소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고안됐던 것.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이제도는 학부형과 어린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2부제수업의 불편해소는 물론 교실을 떠난 현장학습은 곧 학력향상으로 연결되고있고 언린이들의 건강과 정서교육에도 단단히 한몫을하고있기 때문이다.
서울신월국민학교는 한달에 3일은 가정학습의 날로,하루는 야외현장학습으로 이제도를 활용,좋은성과를 거두고있다.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시간은 야회현장학습.어린이공원·경북궁등 고궁.남산타워,남부교재원등에서 산교육을 실시한다.
지난해 10월 이학교 5학년학생1천2백명이 충남 현충사를 다녀왔다. 아침8시30분 관광버스로 학교를 출발.당일코스로 현충사와온양민속박물관을 견학하고 돌아온것.차비·입장료등 소요경비는 개인당 1천8백원.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교육효과를 얻올수있었다』고 김택려교장은 말한다. 이중달군은 『교실에서 책으로 배우던 이순신장군의 얘기를 직접 보고 느낄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또 김지애양은 『온양민속박물관에서 보부상,구식결혼풍속,우리고유음식등을,보면서 선조들의 슬기를 배울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5일제수업이 성공적으로시행되자 문교부는 이제도를 전국에 확산할 것을 검토중이다.
「5일제근무」 「5일제수업」등은우리의 생활패턴까지 변모시키는 계기가 되고있다.

<주5일제수업 효과>
대학동창생 5명이 모여 소규모오퍼상을 운영하는 임영춘씨(35)는 특별한 용무가 없는한 금요일까지 1주일동안의 모든 업무를 끝낸다.미국등 거래상대국이 토·일요일은 당연히 쉬기때문에 회사에나와야 뚜렷이 할일이 없다는것.
때문에 임씨의 동료들은 평일은8시까지근무하고토·일요일은절처히 자기시간을 갖고 다음일을연구하고 자료등을 준비한다는것.
단순히 이틀을 쉰다는것보다「휴식을 통한 능률향상」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이제도의 적극적인 권장은 바람직하다 하겠다. 그리나 외국처럼 이틀간의 휴식이 단순히 노는것이 아닌 다음일을 위한 철저한 준비로 정착시키는 것이 급선무인것 같다. <김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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