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 영업」 촉진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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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BOA와의 합작은항인 한미은이 문을 열어 본격적인「미국식 은행경영시스팀」을 선보임으로써 신한은의「일본식경영」과 기존시은의 한국식경영이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게됐다.
지난16일 발족한 한미은행은 출자지분을 놓고 심한 진통을 겪은 끝에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랭킹1위의 아메리카은행 (BOA) 과함께 설립한 최초의 합작은행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지난해 출범한 신한은행에 이어 7번째 합작시중은행이 되는 셈이다.
한미은행의 지분은 국내주주로 대우· 삼성· 대한전선· 삼미등 17개사가 50·1%, 외국주주로 BOA가 49·9%다.
국내기업의 지분이 약간 많지만 경영권은 BOA가 쥐고 있다.
앞으로 3년동안은 이 은행의 상임위원회가 한국측이사 3명, 미국측이사 4명으로 구성되도록 되어있다.
새로운 경염기법으로 고객별 전담심사역제도를 도임, 10명의 심사역이 특정고객의 업무를 도맡아 추진해 주고 있다.
시중은행조직과는 달리 영업관리본부가 영업· 인사· 총무· 검사업무를 총괄하도록하고 전산개발부를 별도로 두어 종합적인 컴퓨터시스팀을 설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계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전산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은행점포도 고객이 편리하도록 항공사 카운터채널을 만들어놓았다.
한국개발연구원장에서 자리를 옮긴 김만제 행장은 BOA와함께 신디케이트론을 끌어들이는등 국제금융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수석부행장은 김 행장의 미국 넨버대학 동문이며 BOA의 책심요원인 「요카트」씨, 부장 8명중 미국인은 3명, 한국인 부장 5명은 시중은행 차장을 거쳐 민간기업채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공개시험을 거쳐 채용되었다.
한미은행에 앞서 실명제파동으로 한참 떠들썩하던 작년7월에 6번째 시중은행으로 신한은행이 발족하자 『조랑말이 쥐면 얼마나 뛰겠느냐』 며 깔보던 기존 시중은행들이 요즈음 긴장하고있다.
당분간 고전하리라던 예상을 깨고 작년에 2천2백만원의 영업이익(감가상각후 9억5천만원적자)을 냈다.
깍듯한 인사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색 서비스와 예금종류에 관계없이 아무창구에서나 재빨리 처리해주는 일본식금융방법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재일교포실업인들이 1백%출자한 신한은행은 작년에 전국에 7개지점을 설치한데 이어 올해 13개지점을 확충하며 오는 9월에는 증자를 위해 주식공개를 서두르는 등 활기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이번에 본점만 문을연 한미은행도 올해안에 3개의 지점을 설치할 예정이어서「미국식금융」 과 「일본식금융」 의 기치를 내건 두 신설은행의 인력스카우트가 예상되고있다.
두 은행 모두 행원이나 대리· 과장· 차장의)월급이 기존 5개 시중은행보다 20∼30%높다. 부장으로 올라갈수록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중동계합작은행으로 81년부터 선경이 알 사우디은행과, 미강이 내셔녈 코머스뱅크와 각각 합작을 추진해왔으나 원유가격 하락, 중동시장의 침체등 내의여건의 변화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해외건설사업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위해 건설은행을 설립하려는 국내건설업체들은 재무부로부터「비헌실적」이라는 통고를 받고 더 이상 거론도 못하고있다.
선진금융기법을 앞세운 한미· 신한은행과 마찬지가로 외국은행 국내지점들도 뛰어난 경영능력을 무기로 금융시장에서 힘을 과시하고있다.
이미 40개 외국은행이 국내에 44개지점을 설치한데이어 미· 일· 불등 각국의 15개은행이 추가로 지점설치 신청서를 내는 등 한국진출을 서두르고있다.
외국은행들이 서둘러 한국상륙을 시도하는 것은 수익이 무척 좋기 때문. 일정률의 수익이 보장되고 기업을 상대로 한 단기금융이 많아 이익이 많다.
작년12월말에 결산한 33개 외국은행 지점의 순이익은 모두 3백99억원으로 우리나라 기존 5개 시중은행의 순익합계인 4백6억원과 거의 맞먹는다.
외국은행국내지점에 근무하는 한국인행원들은 시중은행원 보다 약1·5배의 월급을 받지만 과장· 차장급은 3배, 부장급은 3∼4배등 직급이 올라갈수록 봉급격차도 커진다. 그러나 승진속도가 매우 더디다.
최근에는 지배인 (시중은행의 차장· 부장급)등을 해외본점에 2∼3년동안 파견, 근무의욕을 고취시키는 인사를 하고있다.
외국은행지점에 있는 여행원의 경우 결혼후에도 오랫동안 계속 근무할 수 있어 역시 인기직장으로 꼽히고있다.<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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